지구온난화, '곰팡이의 습격' 일으켜 인류 식량위기 초래한다

곰팡이에 감염된 옥수수.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악화되는 곰팡이 피해가 미래에는 세계 식량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에바 스터켄브로크 독일 킬 대학 교수와 세라 거 영국 엑서터 대학 교수는 지난 2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에서 곰팡이가 미래 식량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과학자들은 이미 곰팡이 감염으로 10∼23%의 작물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5대 작물로 꼽히는 쌀, 밀, 옥수수, 콩, 감자의 경우 매년 수억명이 먹을 양이 곰팡이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터켄브로크 교수는 "세계 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류는 전례 없는 식량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곰팡이 감염으로 대량의 농작물 손실을 보고 있고,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곰팡이는 회복력이 좋고 번식을 위해 퍼트리는 홀씨(포자)는 바람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한다. 곰팡이는 단일 작물 농장 전체에 손해를 끼칠 수 있고, 적응력이 뛰어나 약품에 대한 저항력을 갖도록 진화한다.

열 저항력이 생긴 곰팡이는 따뜻한 피를 가진 동물이나 인간을 더 잘 감염시킬 수 있다. 토네이도처럼 기온 상승으로 발생한 강력한 폭풍은 이런 곰팡이 홀씨를 더욱 멀리 퍼트리고 있다.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로 곰팡이 피해도 증가할 것이며 이를 저지하지 못하면 인류가 세계적인 건강 재앙과 굶주림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곰팡이는 1990년 이후 연 약 7㎞씩 고위도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온도 상승은 새로운 곰팡이 출현을 부추기고 있다.

한편, 현재 드론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곰팡이 확산을 방지하고, 곰팡이가 쉽게 내성을 키울 수 없도록 하는 새로운 농약도 개발하는 등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거 교수는 곰팡이 연구에 대한 지원이 코로나19 연구 지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는 "먹을 게 충분하지 않으면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이 출현하기도 전에 영양부족으로 죽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