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 없어서 못 판다”…‘왕뚜껑 맥주’가 대체 뭐길래
“전체 맥주 상품군 통틀어 가장 인기”
여행객 입소문 영향…노재팬 유명무실
서울 강남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60대 점주 A씨는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가 있느냐는 질문에 “벌써 오늘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느 신상품처럼 제품 출시 소식을 크게 알린 것도 아닌데 매일 20명 가까이 찾아와 문의한다는 것이다.
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아사히주류가 이달 1일 국내에 출시한 캔맥주 신제품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유통을 맡은 편의점 4사에서는 역대급 물량이 출고되고 있음에도 시장에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GS25의 경우 출시 이튿날인 이달 2일까지 총 50만캔이 발주됐다. 이는 GS25가 유통 중인 맥주 작은 캔(340㎖) 카테고리 중 역대 최대 물량이다. 지난 1일 밤부터 판매가 본격화됐는데 이미 곳곳에서 재고가 동난 상황이다.
매경닷컴이 2일부터 3일까지 서울 강남구와 경기도 성남 일대 편의점들을 확인한 결과, 신제품 재고를 보유한 곳은 10곳 중 단 2곳뿐이었다. 매장 규모가 큰 편의점 한 곳에는 20캔 가까이 남아있기도 했으나, 대부분 편의점에서는 모두 팔려나간 상태였다.
한 편의점 점주는 “발주 넣은 재고가 오자마자 한 손님이 와서 10캔 넘게 사갔다”며 “(손님이) 동네 주민이라 평소에 재고가 들어오는 시간을 알고 있어 그에 맞춰 왔다더라. 그 이후에도 대여섯명은 족히 왔다”고 설명했다.
재고를 보유한 한 편의점의 직원은 “근래에 이렇게까지 팔려나간 맥주를 본 적이 없다. 단순히 일본 맥주 중 인기인 정도가 아니라 국산 맥주, 수제 맥주 등 다 포함해서 가장 인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뚜껑을 열면 생맥주답게 풍성한 거품이 올라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일본 현지에서도 출시 초기 물량 부족 사태가 빚어졌는데 엔데믹 전환 후 일본을 찾았던 한국인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탔다.
업계에 따르면 신제품을 출시한 롯데아사히주류는 물론, 유통을 맡은 주요 편의점들도 일본제품 불매운동 ‘노재팬’을 우려해 마케팅을 소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각종 블로그, 유튜브 등에서는 맥주 후기와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편의점 여러 곳을 둘러본 끝에 어렵게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를 구매했다는 한 20대 소비자는 “일본에서 맛있게 먹었던 경험이 있어 구매했다. 재고를 구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팬데믹 시작 전에 이뤄졌으니 벌써 몇 년이 지났다. 지속될 만큼의 힘은 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일본을 여행하거나, 물품을 구매하는 데 있어서 소비자들의 반감이 줄어든 것으로 진단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제품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일본 맥주 수입액을 더 늘릴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368만8000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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