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박광온 원내대표 만나는 것 괘념치 않겠다”

“정치 복원해 민생경제 갈등의 골 넘어야”
윤 대통령·여야 원내대표 회동 진전 가능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성동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여러 사정으로 어렵다면 (박광온) 원내대표와 만나는 것도 저는 괘념치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 빈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용산(대통령실) 측에서 야당 대표를 빼고 원내대표와 만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 민생이 너무 어렵다. 건설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해야 할 만큼 갈등도 심각하다. 러시아, 중국발 경제 위기, 그리고 한반도 평화 위기도 매우 심각하다”면서 “정치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 상대를 죽이려는 게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하고 협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 대신 박광온 원내대표를 만나겠다고 한 대통령실의 뜻에 대해 “괘념치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떻게든 대화와 정치를 복원해서 이 어려운 민생경제, 안보위기, 극단적 갈등의 골을 넘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 2일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다. 여야 원내대표 만남 시 부르면 대통령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당대표를 먼저 만나는 것이 순서”라며 완곡히 거절했다고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가 이날 윤 대통령와 박 원내대표 만남에 동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회동이 진전될 가능성이 열렸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기본적인 입장은 기존에 얘기한 것(거절)에서 크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야당 지도부와 공식 회동한 적이 없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