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찜찜" "관계자 이실직고해야"…野, '돈봉투 의혹 탈당' 여진

[the300]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자진 탈당 의사를 밝힌 윤관석(왼쪽), 이성만 의원이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3.05.03.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자진 탈당했지만 당 내 여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엔 지도부가 자진 탈당을 이끌고 사태를 수습했지만 향후 추가 연루자가 드러나거나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제출될 경우 또 다시 혼란이 불가피해서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선 지도부가 향후 사태에 대비해 명확한 기준과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4일 오전 BBS라디오에 출연해 두 의원의 탈당에 대해 "당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목적에 임시방편으로 송영길 전 대표나 두 의원을 탈당하게 하는 것, 그 자체가 부조리한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당이 먼저 나서서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 하지 않고 본인들은 '억울하다'며 물러나고 나니 뭔가 찜찜한 상태"라고 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도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나온 발언을 전하며 "(탈당으로) 끝났다고 생각하면 착오다, 당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지금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내부 질타가 있었다"고 했다.

또 전날 의총에서 다른 비위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일관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달리 뇌물수수 혐의가 제기된 노웅래 의원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은 기동민·이수진(비례) 의원 등은 탈당 요구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혼란은 향후 비위 의혹 연루자를 비롯,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추가로 제출되면 더 커질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은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시킨 바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이 대표와 다른 의원들의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만일 가결의 결과가 나올 경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당 내에서는 최근 온라인 상에 공개된 돈 봉투 의혹과 관련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처분 여부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진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 시선집중'에서 "아직도 10여 명의 거명된 돈봉투 의원, 관계자가 있다"며 "이런 사람들이 이실직고해서 민주당이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통화에서 "만약 우리가 자체조사한 결과가 검찰의 수사결과와 다르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오히려 우리만 신뢰가 떨어질 것이다. 답답하지만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의혹이 내년 총선 국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도부의 단호한 판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비명계(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과의 통화에서 "어떤 대응방안이 더 나은지는 지금으로서는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며 지도부의 빠른 판단과 결단이 가장 중요한 때"라고 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