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곽상도子 퇴직금, ‘질병 위로금’으로 하자” 제안

김지환 기자 2023. 5. 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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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 의혹이 확산될 당시 '질병 위로금'으로 포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김씨의 대장동 범죄수익은닉 공범 10명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곽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의 50억 퇴직금 의혹이 커지자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곽 전 의원, 곽씨 등과 수시로 연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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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통해 공개된 대장동 범죄수익은닉 10명 공소장
퇴직금 50억 논란되자 곽상도와 자주 연락한 김만배
저축은행 임원에게 ‘보도 무마’ 등 이유로 10억 뜯어
대장동 사건 이후 “안 주면 폭로한다” 협박당하기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2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 의혹이 확산될 당시 ‘질병 위로금’으로 포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자 시절 전직 저축은행 관계자에게 보도 무마 등의 대가로 10억원을 뜯어냈다는 점도 새롭게 밝혀졌다.

4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김씨의 대장동 범죄수익은닉 공범 10명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곽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의 50억 퇴직금 의혹이 커지자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곽 전 의원, 곽씨 등과 수시로 연락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곽씨를 병원에 입원시킨 뒤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고 위장하자는 내용의 대책을 제안했다.

곽 전 의원 등은 퇴직금 50억원이 사업 성공에 따른 성과급이자 근무 중 발생한 질병 위로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주장은 법정에서도 이어졌다. 곽씨는 지난해 7월 곽 전 의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건강이 나빠진 데 따른 위로금 성격이었다”고 증언했다. 화천대유 퇴사 이유 또한 건강 악화가 원인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진술 과정에서 김씨의 입장이 곤란해지지 않도록 관계자들을 만나 말을 맞춘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당시 검찰 출석 예정이었던 화천대유 상무 A씨에게 연락해 ‘곽씨가 중병에 걸린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당시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진술하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작년 8월 곽 전 의원 재판에서 50억원 지급이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곽씨의 정확한 병명이나 증상을 몰랐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돕고 아들을 통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관련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이 공소장에는 김씨의 다른 위법 행동도 담겨있다. 김씨가 제일저축은행 임원 유모씨를 기사 등 명목으로 협박해 총 10억원을 받아냈는데,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다시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머니투데이 기자였던 김씨가 2007~2008년 사이 강원랜드에서 도박한 유씨를 취재하겠다며 접근하자, 유씨는 “기사화하지 말아달라”며 500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강원랜드 출입 사실을 빌미로 유씨를 협박하던 다른 사람을 언급하며 2억원을 요구했고, 이에 응한 유씨가 2억원을 지급했다. 김씨는 결국 기사를 쓰지 않았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주 1~2회 만날 정도로 가까워졌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부장판사·부장검사 등 법조인과 통화를 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특히 2008~20009년 즈음에는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대출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자 김씨가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유씨에게 2억원을 요구했고, 유씨가 2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1년 3월 PF대출 관련 수사가 시작되자 2억원을 또 지급했다. 아울러 신문사 인수 명목 대금, 금융감독원 직원과의 골프비용 2억원 등 총 10억원을 김씨가 받았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유씨는 결국 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 김씨가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내용을 알게 된 유씨는 지난 2021년 10월 김씨에게 10억원을 달라고 다시 요구했다. 과거 자신이 돈을 준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김씨는 결국 두 차례에 걸쳐 2억8000만원을 건넸고,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지난달 24일 대장동 범죄 수익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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