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취임1년] 원전복원·반도체지원 최대 성과…전기료 인상은 여론 눈치만
곧 취임 1년을 맞이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후보 때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120개 국정과제 수행에 대부분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과제별 이행 정도는 제각각이었다.
4일 매일경제가 윤석열 정부의 120개 국정과제를 분석한 결과 국정과제 아래 세부과제 등까지 합쳐 가장 수행도가 높은 분야는 코로나19와 원전 생태계 복원, 부동산시장 안정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과거 문재인 정부와 가장 차별화하는 포인트 중 하나로 내세웠던 재정준칙 도입은 여전히 국회에 머물러 있고, 규제혁신을 위한 추진단과 회의체 등도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코로나19 극복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곧바로 착수한 과제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회복과 경영 안정을 위해 22조6280억원의 손실보전금을 373만개 업체에 지급했다. 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하고, 일반의료대응체계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중증화율은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 2.1%에서 지난해 10월~올해 3월 기준 0.09%까지 내려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던 원전은 윤석열 정부 들어 극적으로 부활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신한울 3·4호 건설이 재개됐고,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찾아 '제2의 바라카'를 위한 토대를 다졌다. 미국과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약속했던 부동산시장 정상화와 관련 세제 개편도 작년과 올해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행됐다.
중구난방이던 위원회를 통폐합하고, 공약이었던 '만 나이' 일원화 등도 시행해 효율적 정부체계 구축이라는 국정과제 중 상당수를 수행했다. 또 민간이 주도하는 산업발전을 이끌어내겠다는 목표 하에 반도체 특별법과 세액공제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고, 10개월 이상 준비한 끝에 경기도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와 지방 14개 첨단산업단지 신규 조성 발표도 이끌어냈다.
다만 아직 속도가 나지 않은 과제도 적지 않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했지만 국정과제로 설정한 재정준칙 도입은 요원하다. 재정준칙은 국회에 국가재정법 개정안으로 발의돼 있지만 논의 단계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공영방송의 경우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수신료 회계분리 등을 과제로 내세웠지만 야당 반대에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본회의에 직회부돼 야당 단독 통과가 유력한 방송법 개정안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윤 대통령의 국정과제와 방향이 정반대다.
야심 차게 총리실 주도로 출범한 규제혁신추진단도 몇 차례 회의를 거쳤지만, 현장에서 체감도가 낮고 이른바 '덩어리 규제'를 덜어내는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규제혁신 성과에 대한 긍정평가는 42%로 절반이 채 안 됐다. 대형마트 영업규제 완화나 비대면 진료 등 국민 관심도가 높은 이슈도 이해당사자들의 반대를 넘지 못해 답보 상태다.
전기요금 정상화도 당정이 수차례 협의를 하고 전 정부에서 미뤄뒀던 전기요금 인상을 논의했지만,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한국전력의 적자는 2022년 기준 32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도 9조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대통령실이 민간의 의견을 적극 듣겠다는 취지로 국정과제에도 포함했던 대통령실의 민관합동위원회 운영은 발족조차 하지 못했다. 대통령실이 정부 위원회 등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아예 사라진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임기는 5년이고, 취임 1년 안에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라면서 "120개 국정과제는 대통령이 집무실에 직접 두고 볼 정도로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되도록 임기 내에 실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인혜 기자 / 박윤균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캄보디아 간호사 증언 “故 서세원에 사망 직전 하얀 액체 주사” - 매일경제
- “결혼식 끝나자 장례식”…웨딩드레스 입은 채 음주車에 숨진 신부 - 매일경제
- 20억 로또 1등 당첨 한 달 후…“지금도 일용직 다닌다” - 매일경제
- “무슨 주인공이 다 흑인이야”…거센 비판에 직면한 ‘PC 캐스팅’ - 매일경제
- “40% 떨어진 그 집 없어요?”...약세장에도 거래 늘어난 동네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3%대 대출 곧 바닥납니다”…몰려간 3040 뭘 샀나 봤더니 - 매일경제
- “노재팬? 없어서 못 판다”…‘왕뚜껑 맥주’가 대체 뭐길래 - 매일경제
- ‘부산 돌려차기’ 출동 경찰 “피해자 바지 지퍼 많이 내려가 있었다” - 매일경제
- "1조짜리 딜에도 10곳 몰려"… 투자업계에 돈 돌기 시작했다 - 매일경제
- 은퇴설? 오승환이 직접 말했다 “아직 아냐,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은퇴하는 게 맞다” [MK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