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맞은편' 어린이정원 개방…보안검색대도 등장[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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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밭이) 넓은데, 공을 못 들고 와서 아쉬워요."
용산 미군기지 일부를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재단장한 용산어린이정원이 4일 개방됐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도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행사에 참석한 후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녹색연합이 용산어린이정원 개방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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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신분증 확인…경호 인력 곳곳 배치
어린이 축구장·야구장 등 시설 마련
환경단체, 공원 개방 반대 시위도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잔디밭이) 넓은데, 공을 못 들고 와서 아쉬워요."
용산 미군기지 일부를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재단장한 용산어린이정원이 4일 개방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사전 신청한 시민들이 입장하면서 미군기지로 사용되던 부지가 120년 만에 국민에게 열렸다.
일반 공원과 달리 입구에서부터 경비가 삼엄했다. 신분증 확인, 공항 보안검색대 통과를 거쳐야 입장할 수 있었다. 현장에 있던 한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인근에 있어서 입장할 때 확인 절차를 철저하게 한다"고 말했다.
실제 정원 안쪽에 위치한 전망언덕을 오르면 대통령실 청사가 바로 보였다. 청사 정원을 다듬는 작업자들의 모습이 다 보일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도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행사에 참석한 후 차를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했다"고 했다.
정원 곳곳에는 경호 인력들이 배치돼 있었다. 개방된 공간 이외의 곳으로 잘못 들어서면 경호원들이 다가와 길을 안내해 줬다.
철저한 보안 속에서도 시민들은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여유로운 오후를 보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온 40대 김태흥 씨는 "기사를 보고 방문을 신청했다"며 "생각보다 훨씬 더 넓어서 놀랐다"고 했다. 함께한 초등학생 딸은 공을 가져오지 않아 넓은 잔디밭에서 공놀이를 하지 못하는 걸 아쉬워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약 30만㎡(9만 평) 규모로 넓은 잔디마당이 조성돼 있다. 어린이 축구장과 어린이 야구장 등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다양했다.
강아지와 함께 온 시민, 어린 자녀를 데려온 부부 등은 정원을 거닐며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는 들꽃산책로를 지나면 나오는 전망언덕이었다. 다양한 색의 꽃들이 자라고 있어 식물원을 방불케 했다.
이촌에 거주하는 김모(84)씨는 "용산가족공원에서만 산책했는데 아들이 신청해 줘서 오늘 여기에 와 보니 좋다"며 "앞으로도 종종 올 것"이라고 했다.
개방 첫날을 기념한 특별 행사도 있었다. 다목적 홀인 이벤트 하우스에서는 꽃꽂이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벤트 하우스 관계자는 "LH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며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을 초대해 카네이션 꽃꽂이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번갈아 가며 진행된다"고 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사전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하루에 약 3000명을 수용하는데, 이달 9일까지는 다 매진된 상태다. 정원 입구에서는 예약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방문한 시민들이 아쉬운 발걸음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모(62)씨는 "예약해야 하는지 몰랐다"며 "난 그냥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된 이후에야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녹색연합이 용산어린이정원 개방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미군하고 부지 반환 협상할 때는 환경부가 토지가 오염됐다는 보고서를 냈는데 지금은 또 개방한다고 한다"며 "그래서 시민들에게 실상을 알리기 위해 곳곳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색연합 회원들은 정원 입구 앞에서 '개방전에 오염정화!' '오염 정화 없는 미군기지 반환 규탄한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대통령실은 "부지 특성 등을 고려해 환경 모니터링을 면밀히 시행했고 정원 이용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지난해 9월, 11월 그리고 지난 3월 실내 5곳, 실외 6곳에서 공기 질 측정 방식으로 모니터링해 주변 지역 4곳과 비교한 결과 안전함이 입증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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