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CEO 만난 관세청장 “재고품 내수판매 연말까지 연장”
송객수수료 현실화 노력도 지속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윤태식 관세청장이 4일 면세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면세산업 추가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6월로 예정된 면세점 재고품 내수판매 허용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해주고, 면세점 사업자가 관광객을 모아준 여행사에 주는 송객수수료 지급 관행도 계속 현실화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신열 한국면세점협회장을 비롯해 김태훈 경복궁면세점 대표, 김한성 동화면세점 대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김태환 시티플러스 대표, 김태호 호텔신라 TR부문장, 김대중 HDC신라면세점 대표, 공유선 그랜드관광호텔 전무, 손건일 신세계DF 전략기획상무, 박장서 현대백화점면세점 영업본부장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한국 면세산업은 2020년 초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3년여 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1분기 면세점 방문 외국인은 77만명으로 지난해 1분기 15만명보다는 5배 이상 늘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분기 440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5분의 1 미만이다. 호텔롯데·호텔신라·신세계 등 주요 5개사 기준 매출액(3조1000억원)과 영업이익(456억원)도 2019년(5조6000억원, 1808억원) 대비 각각 55%, 25%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와 업계의 송객수수료 안정화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864억원이던 영업적자를 흑자로 돌렸으나 여전히 예년 대비로는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해외 거주 외국인의 국산 면세품 온라인 구매 허용과 미판매 재고품 국내판매 허용, 사업 허용 특허수수료 50% 감면 및 납기연장·분할납부 허용 등 3년여간 누적 1조6000억원 상당의 지원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지난해 9월엔 출·입국장 면세점 온라인 구매 허용,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 시범운영 등 규제완화 내용을 담은 면세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이를 도입했거나 관련 절차를 밟는 중이다.
또 국산 면세품 온라인 해외판매를 상설화함으로써 면세기업이 새로운 매출처 확보를 지원키로 했다. 관세청이 지난해 6월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면세기업들은 12개국에 35만달러(약 4억6000만원)어치의 1938개 물품을 판매하는 실적을 거뒀다. 아직 판매량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를 상설화하면 면세기업이 온라인 판매채널에 투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국산 중소·중견기업 면세품 해외 판로도 개척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객수수료 정상화 노력도 이어간다. 관세청은 이미 올 2월 신규 특허심사 때 면세기업의 송객수수료 절감 등 공정경쟁 노력 계획서를 받아 이를 평가 과정에서 반영키로 한 바 있다.
송객(送客)수수료는 면세점이 방문 여행객을 모아준 데 대한 대가로 여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다. 각 면세점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영난 속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송객수수료도 대폭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조3000억원이던 그 규모는 2021년 3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윤 청장은 “관세청은 국내 면세산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면세시장 선도를 위해 규제완화와 각종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며 “업계도 품목과 시장 다변화와 해외진출 활성화, 과도한 송객수수료 근절 등 새 경영전략을 마련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윤 청장은 간담회에 앞서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을 찾아 5월 한 달 간 진행 중인 ‘코리아 듀티프리 페스타 2023’ 행사 현장을 점검했다. 이 행사는 외국인 관광객 회복 시점과 맞물려 국내 최초로 열리는 전국 단위 면세쇼핑 촉진 행사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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