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기업 통근버스 수소차로 전환… 탄소 저감 효과는 ‘글쎄’

김현종 2023. 5. 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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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7개 기업이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통근버스를 수소 버스로 바꾸기로 했다.

4일 환경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포스코·포스코이앤씨·SK실트론·현대자동차·SK E&S 등 7개 기업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선도기업 수소 통근버스 전환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국민들의 출퇴근길을 함께하는 통근버스의 수소 버스 전환으로 수소차 대중화가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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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ESG 선도기업 수소 통근버스 전환 업무협약식'을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7개 기업이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통근버스를 수소 버스로 바꾸기로 했다. 탄소 감축을 위해서인데, 수소차의 탄소 저감 효과에 논란이 있어서 정책 실효성이 크지 않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4일 환경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포스코·포스코이앤씨·SK실트론·현대자동차·SK E&S 등 7개 기업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선도기업 수소 통근버스 전환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협약은 각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내연기관 통근버스를 수소 버스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250대 이상, 2026년까지 2,000대 이상 통근버스를 수소 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버스 구매와 충전소 설치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정책·재정적으로 지원한다. 버스는 현대차가 제조하고, 수소 충전소는 SK E&S 등이 설치한다.

이는 국내 수소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2019년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고, 올해부터 수소 버스 대당 보조금 약 2억6,0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전기차보다 충전 시간이 빨라서 대형 차량 운행에 적합하고, 부품 국산화율도 99%에 달해 외국산 전기버스에 비해 국내 산업 증진에 이롭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수소 충전소 등 기반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고 가격이 너무 비싸 그간 보급이 저조했다. 지난해까지 국내 수소 버스는 준공영 버스 283대뿐이었다. 수소 버스 가격은 대당 약 6억3,000만 원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는 "국민들의 출퇴근길을 함께하는 통근버스의 수소 버스 전환으로 수소차 대중화가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문제는 수소 버스의 연료원인 '수소'다. 국내 수소는 대부분 화석 연료(천연가스)를 사용해 만들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화석 연료 업계가 수소를 빌미로 천연가스를 계속 사용하려고 한다'고 비판한다.

수소(H)를 만드는 방식엔 ①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CH4)에 뜨거운 수증기를 쐬는 방법 ②석유화학·철강 제조 공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수소를 모으는 방법 ③재생에너지로 물(H2O)을 분해하는 방법이 있다.

①과 ②방식으로 수소(그레이 수소)를 만들면 탄소가 다량 배출돼 ③방식(그린 수소)이 장려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가 부족한 국내에서는 수소 100%가 그레이 수소다. 환경부는 "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해 그레이 수소의 탄소 배출량을 저감(블루 수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2021년 미국 코넬·스탠퍼드 대 연구에 따르면, 실제 포집이 가능한 양은 8~12%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후솔루션 분석에 따르면, 정부 계획대로 수소를 생산하면 2030년까지 탄소가 3,023만 톤 배출돼, 동일한 에너지를 천연가스로 생산할 경우보다 12.6% 더 많다. 정부는 수소 194만 톤 중 87%를 그레이·블루 수소로 생산할 계획이다. 최은서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수소차는 화석 연료 전환 속도를 늦춰 기후변화 대응을 방해할 것"이라며 "재원을 전기차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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