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기시다, 머리맞댈 핵심 의제는 … 소부장·과학기술·청년
소부장 협력 공급망 공동대응
韓디지털·日나노기술 시너지
LNG 공동구매로 협상력 강화
미래세대 교류 방안도 구체화
과거사 외 경제 의제 집중논의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등 이슈 외에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과학기술, 에너지 등 경제 이슈와 지난 도쿄 회담에서 논의됐던 미래세대 교류 등 4대 핵심 의제를 설정하고 논의한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4일 "이번 회담이 지난 3월 도쿄 한일정상회담 후속 조치이긴 하지만, 아직 시작 단계"라면서 "다른 국가와의 정상회담에서처럼 뚜렷한 성과가 나오긴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소부장 협력을 통한 공급망 문제 해결, 과학기술 분야 협력, 에너지 공동 발굴 및 구매라는 경제 이슈와 미래세대 협력에 대한 진전된 논의 등 4가지 핵심 의제를 갖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부장 협력은 한일 간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소재·부품·장비는 일본 기업이 유독 강했던 분야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 분야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높았다. 다만 최근 몇 년 새 일본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지고 오히려 일본 소부장 업체들의 고객사인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의 파워가 더 강해진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제 소부장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와 일본이 대등한 위치에서 협력을 논의하고 협상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에는 정상 간 회담인 만큼 단순 협력보다 소부장 협력을 통해 전 세계적 공급망 이슈에 공동 대응하는 등 더 큰 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삼는 반도체의 수천, 수만 개 부품은 모두 소부장에서 나오는데, 반도체는 어느 순간부터 공급망 이슈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결국 한일 양국이 이 문제에 있어서 공통의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급망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발족시키고, 여기에 한국과 일본이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주제는 과학기술이다. 일본은 신소재나 바이오, 농업공학, 나노, 우주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고, 우리나라는 통신을 비롯한 디지털 분야와 수소에너지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과거 과학기술은 미국 등 특정 국가가 독점하는 구조로 여겨졌지만, 분절화가 심해지면서 국가 간 협력이 불가피한 가장 대표적인 분야로 꼽히고 있다. 중장기 과제이긴 하지만, 그동안 완전히 단절됐던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한일 간 협력이 물꼬를 틀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 문제도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자원 빈국으로,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살아남은 국가다. 두 나라 모두 자원 확보 등이 언제나 숙제일 수밖에 없다. 액화천연가스(LNG)는 한일 양국이 대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에너지 분야 이슈다. 양국 모두 LNG 수입이 세계 최대 수준이다. LNG 구입 시 양국이 함께 나서면 '협상력(Bargaining Power)'이 커질 수밖에 없고, 더 좋은 가격으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미래세대 교류도 핵심 의제 중 하나다. 이미 지난 3월 도쿄 한일정상회담에서 양국 경제단체는 미래세대를 위한 기금 마련에 합의했는데, 이번에 기시다 총리와 우리나라 6대 단체장 만남 때 이 기금의 사용처 등에 대한 추가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양국 젊은 과학기술인 등의 공동연구 등에 대한 지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에서 먼저 나선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매칭' 성격의 기금을 마련해 양국 젊은이들의 교류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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