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불법 주·정차 단속카메라 일찍 달았다면…”

지난달 28일 부산 영도구 비탈길에서 어망사 뭉치가 등굣길을 덮쳐 초등학생 1명이 숨졌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시교육청과 부산 영도구가 통학로가 좁은 학교들의 담장을 허물어 보행로를 넓히고 교문까지의 통학로가 긴 학교에는 임시 출입문을 만들도록 했다.

부산교육청은 지난 2~3일 열린 영도구 청동초등학교 학생 사망사고 관련 대책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통학로 학생 안전 대책을 마련해 4일 발표했다. 안전 대책에는 운전자 시야 확보를 가로막는 수목과 불투명한 학교 담장을 정비하고 비탈길이 있는 초등학교 50곳에는 통학안전지킴이를 추가로 배치하는 내용이 함께 담겼다.

영도구도 2~3일 긴급 대책회의와 유관기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어 스쿨존 안전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은 영도구 스쿨존 29곳 가운데 주정차 단속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설치되지 않은 10곳에 주정차 단속 폐회로텔레비전을 설치하도록 했다. 등교 시간대인 아침 8~9시엔 불법 주정차를 특별 단속한다. 숨진 초등학생이 등교하던 2차로 도로 463m 가운데 통학로를 보호하는 난간이 설치되지 않은 자비유치원~청학하이츠빌라 188m 구간에는 통학로와 차도를 구분하는 난간을 다음달까지 설치하도록 했다.

일부에선 안전대책 발표가 너무 늦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청동초 스쿨존 도로(왕복 2차로)는 평소 불법 주정차가 많은데도 주정차 단속 폐회로텔레비전을 설치하지 않아 이번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영도구 쪽은 “예산이 부족해 청학초 앞 도로가 폐회로텔레비전 설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해명했다.

앞서 부산 청동초 앞 오르막 도로에서 지난달 28일 아침 지게차에서 떨어진 지름 1m, 무게 1.5t짜리 대형 어망사(물고기잡이용 그물에 들어가는 실) 뭉치가 경사진 비탈길로 굴러가 등교하던 초등학생 3명과 30대 여성 1명을 덮쳤다. 초등학생 1명은 곧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가 난 도로는 주정차가 금지된 스쿨존이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