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라이더 몫 배달비’ 지방 차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구에서 5년째 '배달의민족' 라이더로 일하는 김용석(53)씨는 지난 3일 <한겨레> 에 이렇게 말했다. 한겨레>
김씨는 배달의민족이 지역에서 일하는 라이더들에게 수도권보다 배달비를 적게 책정하는 등 불합리한 보수체계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대구는 2018년 처음 배달의민족 라이더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생각대로' 배달비는 2500원이었다. 그때 회사는 '우리가 대기업이니까 지역 업체에 피해를 줄 수 없다'고 했는데, 돌이켜보니 핑계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라이더가 받는 배달료는 낮아집니다. 웃기죠?”
대구에서 5년째 ‘배달의민족’ 라이더로 일하는 김용석(53)씨는 지난 3일 <한겨레>에 이렇게 말했다. 그가 속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는 라이더의 기본 배달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5일 파업 돌입을 예고한 상태다. 김씨는 배달의민족이 지역에서 일하는 라이더들에게 수도권보다 배달비를 적게 책정하는 등 불합리한 보수체계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설명을 들어보면, 서울과 경기·인천지역의 라이더들은 기본 배달비로 건당 3000원을 받는다. 하지만 대전은 2800원, 대구는 2700원, 대구를 제외한 영호남 지역은 모두 2600원이다. 반면 고객과 업체가 배달의민족에 내는 배달 팁은 6000원으로 전국이 균일하다. 배달의민족이 새로 서비스를 시작한 ‘알뜰배달’의 기본 배달비도 서울은 2200원, 경기는 2100원, 나머지 지역은 2000원이다. “고객들은 배달 팁을 내면 당연히 라이더들이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일부를 배달의민족이 떼갑니다. 배달 팁을 왜 자기들이 떼가는지도 모르겠지만, 지역 라이더들에게만 더 많이 떼가는 이유도 알 수 없어요.” 김씨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배민라이더스인 현철관(51)씨는 하루 평균 10시간을 일한다. 하루에 25∼30건 배달을 하고, 식비, 차량 유지비 등을 뺀 순수한 하루 임금은 8만원 남짓이라고 한다. 그는 돈을 더 많이 벌어보려고 2년 전 서울 강남으로 근거지를 옮겨 1년 동안 일하기도 했다. “대구에서는 하루에 100㎞ 넘게 (오토바이를) 탔어요. 서울에서는 70㎞ 정도 타고 배달 건수도 적었는데 대구에서 버는 만큼 벌더라고요. 대구를 포함한 지역 라이더들은 더 힘들게 일하고 더 적게 벌고 있죠.”
<한겨레> 취재 결과, 배달의민족 기본 배달비는 9년째 동결 상태였다. 그사이 배달의민족보다 배달비가 낮았던 ‘생각대로’ ‘부릉’ 등은 배달비를 3500원으로 올렸다. 김씨는 “대구는 2018년 처음 배달의민족 라이더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생각대로’ 배달비는 2500원이었다. 그때 회사는 ‘우리가 대기업이니까 지역 업체에 피해를 줄 수 없다’고 했는데, 돌이켜보니 핑계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현씨는 “배달 업계에서 가장 큰 업체라 기대를 안고 일을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업체와 격차만 벌어지고 있다. 오히려 독점적인 위치에 있으니 갑질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달플랫폼노조 대구지회는 노동절인 지난 1일 대구시 달서구 비마트 앞에서 중구 공평네거리까지 8㎞가량을 오토바이를 타고 행진했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라이더들이 오토바이 행진을 벌인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오는 5일 전국 총파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내는 배달 팁을 인상하라는 게 아닙니다. 지역마다 차등을 둔 배달비를 통일하고, 라이더들에게 돌아가는 배달비를 더 늘려달라는 겁니다.” 그는 “5일 배달원 파업에 고객들은 ‘주문 파업’으로 동참해달라”며 민트색 오토바이에 올랐다.
지역별로 라이더의 배달비가 다른 이유에 대해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단기적인 라이더 수급 상황, 주문 수, 경쟁사 프로모션 동향 등 시장 상황이 지역별로 달라서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단독] “미국도 노동자 ‘고용 요구’ 보장”…이게 ‘아메리칸 파이’
- ‘어린이날 비구름’ 요란한 북상…제주엔 309㎜ 폭우
- 분신 노동자 빈소…“이렇게 가야 돼? 억울해서 어떡해” 오열
- 2시간 응급실 돌다 사망…‘추락’ 10대 안 받은 대구 병원들
- 발가락 12개 신생아 사망선고, 의사에서 엄마로 돌아가…
- 푸틴 암살 시도? 러시아 자작극?…드론 격추에 위기 최고조
- 세계 최고령 122살 곧 깨진다…“40년 안 걸려”
- 윤 대통령 표 몰아준 30대 돌아섰다…‘공정성 안 보여’ 75%
- 도서관 지키려던 관장 ‘파면’…박강수 마포구청장이 또
- ‘재테크 공부는 자기 돈으로’…‘단타’ 도서신청에 공공도서관 불매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