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5개월만에 친구 살해한 전과 38범, “행동 개선 안 돼” 무기징역
38차례 형사처벌 전력이 있던 60대 남성이 출소 5개월 만에 우연히 만난 친구와 시비가 붙었다가 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유기징역으로 전혀 행동이 개선되지 않는다”며 그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부(재판장 이영진)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월 14일 오후 9시 30분쯤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한 식당에서 흉기를 휘둘러 함께 술을 마시던 B(63)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와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A씨는 B씨가 과거에 자기 아내를 때렸다는 이유로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공소사실은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악감정이 있어서 범행한 건 아니다”라고 재판 과정에서 주장했다.
재판부는 “2021년 특수상해 범행으로 수감 도중 아내와 피해자 간 다툼이 있었다는 이유로 출소 5개월 만에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당시 주변인들이 제지했음에도 계속 공격을 시도하고, 피해자의 자녀가 범행 현장의 비극적 상황을 목격했다”며 “피고인은 현장을 이탈해 도주하려다 주변인에 저지당해 경찰에 체포되는 등 죄질과 범죄 정황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A씨가 과거 38차례 형사처벌 전력이 있었다는 점, 그 가운데 28회가 폭력 전과인 점도 양형 요소로 고려됐다.
재판부는 “출소 5개월 만에 거리낌 없이 살인 범행을 저질러 뉘우치는 빛이 보이지 않는다”며 “유기징역으로 전혀 행동이 개선되지 않고 있고, 법정에서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곤 하나 진정으로 반성한다고 보기 어렵고 죄책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더는 구금 생활을 마치고 출소하면 재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에 기대어 피고인을 사회의 구성원들과 어울리게 할 기회를 부여할 수 없다”며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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