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기준금리 0.25%p 인상…금융시장 "터미널레이트 지났다"

홍성완 기자 2023. 5. 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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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시그널 기대는 무너져…"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기준금리를 또 다시 인상했다. 연준의 성명서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을 마지막으로 터미널레이트(terminal rate, 최종목표 금리)를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당분간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 시장에서 기대하는 연내 금리 인하 기조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합뉴스

◆ 기준금리 '인상'은 없다. 하지만 '인하'도 없다.

4일 국제금융센터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5.00~5.25%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FOMC 이후 연준의 성명서 발표에서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구가 삭제된 점이다. 이는 앞으로 금리인상이 중단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또 향후 통화정책은 경제 지표들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명시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이어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강력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연준의 근심거리"라면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권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나, 신용 여건은 좀 더 긴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파월 의장은 "미국이 경기침체를 겪을 확률보다 회피할 확률이 큰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경기침체가 발생해도 이는 경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임금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고용감소가 동시에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 변수는 존재하나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

이번 FOMC와 관련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는 연방기금금리가 현행(5.00~5.25%) 수준이 7월까지 유지되고, 이후에는 9월부터 내년 7월까지 8회 연속 0.25%포인트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신과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라는 평가와 함께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기조로 전환했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예상대로 이번 FOMC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및 QT(양적긴축) 기존 속도 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성명서에서는 인내심 문구가 삽입되지는 않았지만 성명서에서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다지기(Some additional policy firming)' 문구와 '미래의 금리인상' 문구를 삭제했다"며 "이는 적어도 연속적인 금리인상의 시대는 끝났다는 의미이며, 당분간 그간의 금리인상 효과와 은행 사태의 경로를 점검하겠다는 시간을 가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빠르면 6월 FOMC부터 '인내심' 문구가 삽입되며 공식적인 동결 사이클로의 진입을 전망한다"며 "이번 인상 사이클은 종료됐다는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강 연구위원은 또 "QT가 포함된 긴축 사이클이 인하 사이클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인상 종료, QT 종료, 인하 순서임에 주목해야 한다"며 "즉, 인하의 선결 조건은 QT 종료이며, QT 종료 없는 인하 신호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의에서 QT에 대해서는 기존의 페이스가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됐으며 아직 QT에 대해서는 변화 신호가 전무하다"며 "이는 곧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과 맞물린다"고 강조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연준이 당사 및 금융시장이 평균적인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며 "그러나 금리 결정 직후 공개된 성명서 문구의 변화를 통해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중단 가능성도 동시에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결정보다는 향후 전개될 수 있는 통화정책 일정에 대한 연준의 발언이나 평가에 주목했다"며 "이미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던 공격적인 통화긴축이 누적된 만큼 시장의 관심은 해당 사이클이 언제 종료되거나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해 "이번 인상이 마지막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확답을 주지 않기 위한 통화당국 특유의 행보인 동시에 향후 곧바로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이 누적적으로 이뤄졌고 이제는 긴축의 효과를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는 있겠지만, 통화정책의 피봇(pivot, 정책 전환)이나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 연구위원은 "이번 FOMC에서 금리동결 시그널과 함께 관심이 높았던 이슈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였지만 파월 의장은 이를 강하게 일축했다"며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물가 둔화 속도와 함께 하반기 미국 경기의 침체 진입 여부는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내 미국 경제의 침체 진입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굳이 미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물론 하반기 물가압력이 미 연준의 전망과 달리 급격히 둔화된다면 연말경 금리인하를 단행할 여지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전망했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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