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구원투수로 등판한 너구리
B급 유머와 엉뚱 매력 여전
은하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별난 악동들이 마지막 미션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는 최후의 순간까지 웃음과 감동 사이를 오가며 '가오갤스러운' 작별 인사를 관객에게 남긴다. 그간 시리즈를 통해 올드팝의 매력을 적극 살려온 영화는 도입부에서 라디오헤드의 'Creep'을 흘려 보낸다. '나는 별종이고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가사가 캐릭터 '로켓'의 축 처진 발걸음에 오버랩된다. 사랑하는 연인 가모라를 잊지 못해 술독에 빠져 사는 피터 퀼은 네뷸라, 드랙스, 멘티스, 그루트 등과 여전히 함께다.
이번 영화는 전작에서 유난히 언급되지 않았던 로켓의 서사를 내세웠다. 생명을 지식재산권쯤으로 취급하는 악덕 기업에서 생체실험으로 고통 받던 그가 힘겹지만 천천히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괴팍하지만 정이 많고, 끊임없이 투덜거려도 자신이 아끼는 이들을 위해선 몸을 사리지 않던 너구리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며 작품은 전개된다.
총 3편의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은 지난달 열린 내한 간담회에서 "로켓은 중요하고 분신 같은 존재"라며 "가오갤의 시작이 곧 로켓이었다. 아웃사이더 같은 로켓을 보여주며 그의 분노의 기원과 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B급 유머와 엉뚱한 매력으로 사랑 받아온 영화는 감동과 유머코드를 버무렸다. 마지막인 만큼 유난히 산만하고 유치한 부분도 보이지만 그 또한 관객들이 '가오갤'에 바란 모습일 수도 있겠다. 다만 완벽한 종으로 이뤄진 완벽한 세상을 꿈꾸는 악당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전형적인 빌런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해 아쉽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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