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폐철 분류, 철강비용 확 줄인다
기존 육안으로 분류하던 작업
AI가 철 골라내 철강사 제공
인건비 아끼고 철 낭비 최소화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제강사들이 한 해 사들이는 전체 철스크랩(폐기물 철) 규모는 15조원을 넘어선다. 이러한 철스크랩을 경량, 중량, 생철 등으로 분류하고 불순물 함량 정도를 분석해서 재활용에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강사들의 철스크랩 재활용은 현장 작업자들의 '육안'에 의존해서 분류 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휴먼 에러'와 안전성 문제가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철스크랩 종류와 비율, 상태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인공지능(AI) 혁신 기술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 제강사들이 사들인 대량의 철스크랩을 AI 솔루션이 정밀 분석 및 재분류함으로써 불순물을 최소화해 재활용되는 철스크랩을 최대화하고, 기존 육안에 의존해 분류 작업을 하던 현장 작업자들의 인건비를 덜어내는 효과 등으로 산업 전체에 수천억 원의 비용 혁신을 가져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서울 문정동 소재 AI 소프트웨어 기업 보고넷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산업통상자원부 과제에 주관사로 뛰어들면서 철스크랩 AI 분석 사업의 닻을 본격적으로 올렸다. 보고넷이 개발한 AI 솔루션은 대량의 철스크랩을 대형 트럭에 싣고 공장에 반입한 후 녹이기 전 과정인 '장입'부터 폐철들을 '검수'하는 두 과정에서 사용된다.
전정희 보고넷 대표는 "장입과 검수 파트마다 지난 4~5년간 2만장 이상의 철스크랩 이미지를 딥러닝시켰다"며 "이러한 AI 솔루션으로 철스크랩 인식률을 90% 이상(검수 파트는 96.4%) 끌어올렸고, 정확도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우 보고넷 기술연구소 이사는"주요 제강사들이 폐철 구입에만 한 해 수조 원을 쓰고 있다"며 "보고넷 AI 솔루션을 통해 한 회사당 최소 500억원에서 수천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보고넷의 철스크랩 AI 솔루션을 사용할 경우 현장 카메라가 빠르게 철스크랩을 스캔해 AI가 정확한 분류 작업을 수행하면서 시간과 비용 양면으로 효율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주요 제강사들이 앞다퉈 해당 솔루션을 속속 도입하고 있는 배경이다.
전 대표는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주요 제강사들의 장입, 검수 과정에서 속속 철스크랩 AI 분석 솔루션이 도입되고 있다"며 "일본을 비롯한 해외 주요 제강사들에서도 도입 문의가 오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철스크랩 AI 분석 솔루션은 철스크랩 종류와 등급 분류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보고넷이 지난 10여 년간 파고들어 이룬 성취다. 자체 인공지능 기술개발팀과 철스크랩 전문 데이터 운영팀을 별도로 두고 협업하게 함으로써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전 대표는 "전기로 장입 철스크랩 비율 탐지, 철스크랩 내 위험물 탐지, 작업자 위험 상황 탐지 등 제강 분야에 AI 기술이 응용되는 범위를 계속 넓혀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제강사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현장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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