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처 바이오 컨트롤타워 설치 시급"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2023. 5. 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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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장
제약정책 3개부처가 나눠맡아
이래선 일관된 지원 불가능
총리산하 바이오혁신위 절실
신약 지원 대학·연구소에 집중
기업 직접 지원 비중 늘려야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장이 제약바이오협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부처 간 협력을 통해 효율적인 연구개발(R&D) 지원 방식을 논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국무총리실 산하 디지털·바이오헬스 혁신위원회를 하루라도 빨리 구성해야 합니다."

노연홍 신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취임 이후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과제로 혁신위 설치를 꼽으며 이같이 강조했다. 제바협회는 지난해부터 정부에 혁신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왔다.

노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현재 바이오산업 관계부처는 기초연구를 하는 과기정통부, 중개연구를 하는 복지부, 실제 산업화를 담당하는 산업부로 나뉘어 있어 제대로 된 협력 체계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혁신위와 같은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해 바이오산업 관련 중장기 지원 방안을 수립하고 R&D, 정책금융, 세제 지원 등 다각도의 정책을 총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 회장은 혁신위가 연속성 있고 효율적인 R&D 집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연구기관과 대학교에 몰린 R&D 비용을 산업계에도 적절히 편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신약 개발과 관련한 정부 R&D 예산 5107억원 중 대학과 연구소 등 기초연구 부문에 절반 이상인 56%가 투입됐다.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는 33%에 그쳤다.

그는 "미국에서는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을 위해 모더나와 화이자에 R&D 비용을 지원하도록 결정했다"며 "한국도 상업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회장은 "정보기술(IT) 산업의 경우 R&D 예산이 산업계에도 많이 투입되는데 제약·바이오 쪽은 산업계 비중이 낮고 산업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R&D 지원 방식이 너무 단기적·단편적으로 되면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취임 후 주요 과제로 혁신위 설치 외에도 제약주권 확립과 바이오 투자 활성화를 내세웠다. 제약주권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원료의약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노 회장은 "원료의약품 자급률이 낮으면 팬데믹 등 긴급 상황에서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원료를 생산하기 위한 시설과 R&D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예컨대 기업이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경우 약가 우대 기간을 기존 1년에서 더 늘리는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바이오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협회가 투자를 촉진시키는 데 주도적으로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노 회장은 "규모는 작지만 투자를 견인하기 위해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재단을 설립하고 가능성 있는 회사들을 골라내 국내외 오픈 이노베이션을 수행하고 있다"며 "지난 2월에는 동아에스티, 휴온스와 함께 미국 바이오테크인 '진에딧'에 약 23억원을 공동 투자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여러 기관과 부처에서 갈고닦은 행정 경험을 제바협회장으로서의 활동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노 회장은 그간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가천대 부총장 등 여러 직무를 수행했다. 그는 "다양한 행정 경험을 살려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산업 성장을 도모하는 조정자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장

△1955년생 △1983년 한국외국어대 졸업·제27회 행정고시 합격 △1996년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청장 △2011년 대통령실 고용복지수석비서관 △2013년 가천대 부총장 △2017년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위원장 △2023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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