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방수 자처한 서정진, ‘큰 불’ 자초했다

김양혁 기자 2023. 5. 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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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위기 극복을 위해 '소방수'를 자처했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자초한 큰 불과 마주했다.

서 회장은 혼외자 친모에게 그동안 양육비 명목으로 300억원 규모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혼외자 논란이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까지 흔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서 회장은 지난 3월 경영 복귀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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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혁 기자.

회사 위기 극복을 위해 ‘소방수’를 자처했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자초한 큰 불과 마주했다. 혼외자인 두 딸을 법적 자녀로 인정해 호적에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자녀만 늘어난 게 아니다. 올해 셀트리온그룹 계열사도 2개가 늘어 총 9개가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혼외자 친모가 소유한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를 추가했다. 지난해 12월 대기업집단 총수가 인지한 혼외자의 생부, 생모도 친족 범위에 포함하도록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뒷말만 무성하다. 서린디앤디와 서린홀딩스는 각각 2019년, 2020년 설립됐다. 서 회장은 혼외자 친모에게 그동안 양육비 명목으로 300억원 규모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 회장은 올해 3월 주주들과 만난 자리에서 2700억원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다고 토로했었다. 세금을 내기 위한 재원으로, 이자 감당도 쉽지 않다는 게 서 회장의 설명이었다. 셀트리온은 공정위 기준으로 계열사일 뿐 친모가 보유한 회사와 지분, 투자와 같은 재무적 관계가 전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혼외자 논란이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까지 흔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추후 상속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제를 우려한 것이다. 셀트리온그룹 지주사는 셀트리온홀딩스다. 홀딩스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각각 20.04%, 24.27%를 보유 중이다. 서 회장은 홀딩스 지분 97.19%를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은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있다. 법정상속분 비율은 배우자가 1.5, 자녀가 1의 비율이다. 애초 두 아들은 홀딩스 지분 27.77%를, 부인 박경옥씨는 41.66%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두 딸이 등장하면서 아들들의 몫은 17.67%, 박씨가 받을 지분은 26.51%로 줄어든다.

지분을 나눠도 문제다. 상속세 마련을 위해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할 경우 오너 일가 외 제3자가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금까지 1주의 주식도 팔아본 적이 없다”는 서 회장과 달리, 자녀들의 상황은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굵직한 기업 오너들이 상속세에 부담을 느껴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한 사례도 여럿 있다.

서 회장은 지난 3월 경영 복귀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가 혼외자 친모와 처음 만난 시점은 2001년으로 알려진다. 20년 넘는 세월 불씨를 떠안은 셈이다. 어떤 불을 먼저 잡을지는 서 회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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