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역대 분기 최대 매출”…美서 최대 9천억 보조금 기대

SK이노 1분기 실적설명회
영업이익 77.3% 급감해
2분기는 시황 개선 전망
자회사 SK온은 올해도 적자
최대 9000억원 美보조금 기대

SK그룹 배터리 제조기업 SK온이 1분기에 3조3053억원의 매출을 올려 역대 분기 최대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적자는 전분기 대비 소폭 악화됐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는 이르면 2분기부터 반영을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SK온이 연간 최대 9000억여원의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에 19조1429억원의 매출과 3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지난 4분기 기록한 영업적자는 1분기만에 탈출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7.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7.3% 줄었다. 원유를 정제해 제품을 팔면 얻는 정제마진이 지난해 고공행진을 벌였던 탓에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크게 줄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2분기에는 계절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중국 리오프닝 영향이 예상된다”며 “석유제품 수요가 늘고, 화학사업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공시에 이어 열린 실적발표회(컨퍼런스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에 이목이 쏠렸다. 이날 SK온은 1분기에 3조3053억원의 매출, 3447억원의 영업적자를 거뒀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SK온이 미국으로부터 얼마의 세액공제를 받았는지 주목했으나, SK온은 1분기 실적에 세액공제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RA 세칙 중 AMPC의 구체적인 조건이 발표되지 않아 1분기 영업이익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지침이 구체화되면 회계법인과 상의해 반영할 계획이며, 2분기에 반영한다면 소급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CFO는 이어 “올해 연간 배터리 판매량은 10~15기가와트시(GWh)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온이 연간 배터리 판매 전망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온은 미국 공장에서 배터리 셀과 배터리 모듈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배터리 셀은 생산 때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세액공제가 지급되는 점을 고려하면 SK온의 연간 세액공제 수혜 규모는 약 6000~9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실적 발표 때 올해부터 3년간 받을 세액공제 규모가 총 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CFO는 “SK온이 발표한 올해 10조규모 설비투자 계획은 변함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의 합작사(JV) 설립 계획이 새로 나왔지만, 이 금액까지 이미 포함한 투자 규모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당초 밝힌 것보다 규모가 커졌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256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고 밝혔으나 이번 발표에서 적자 규모를 3381억원으로 수정했다. SK온 관계자는 “포드에 납품한 배터리 화재 이후 발생한 충당금을 반영했다”며 “임직원 격려금 지급과 연구개발비, 판관비 증가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