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덕연 ‘정치권 인맥’ 지목된 장모씨, 아난티 전 회장 법인 2곳에도 이름 등장

박채영 기자 2023. 5. 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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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 “장 위원 나한테 투자했다 손해 봤다”
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 검찰에 입건된 H투자컨설팅업체 라덕연 대표가 지난 1일 서울시내에서 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피의자인 H투자자문의 라덕연 대표(42)와 그의 정치권 인맥으로 지목된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장모 위원이 이중명 아난티그룹 전 회장이 운영하는 협회와 법인에서 함께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 대표는 장 위원에 대해 “저에게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관계성이 확인됨에 따라 H투자자문의 투자과정에 장모 위원이 얼마나 개입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4일 경상남도교육청에 올라온 학교법인 해성학원의 법인 현황을 보면 라 대표는 이사로, 장 위원은 감사로 기록돼 있다. 두 사람의 임기 시작일은 2022년 4월15일로 같았다. 학교법인 해성학원은 라 대표에게 투자해 거액의 손실을 본 사실이 드러난 이 전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장 위원은 이 전 회장이 협회장인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이사진 목록에도 라 대표와 함께 등장한다. 지난달 28일까지 협회 홈페이지에는 라 대표와 장 위원이 이사로 함께 기록돼 있었다. 협회 이사 명단에는 라 대표와 장 위원 외에도 정·재계 인사와 의료계 인사들이 관련 인사로 기재돼 있다. 현재 협회 홈페이지에서 라 대표와 장 위원의 이름은 삭제된 상태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라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장 위원에 대해 “저한테 투자 맡기셨다가 큰 피해를 입으신 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그래도 저 때문에 지금 너무 큰 곤경에 처해 계시는데, 언급하는 것 자체가 실례가 될 것 같다”며“임창정씨도 제가 열심히 해명을 했는데도 먹히지도 않고 기사가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라 대표는 두 법인의 이사직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이 회장이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를 권유하셔서 장 위원과 같이 기부를 했다”며 “해성학원에도 제가 1억원 정도를 기부했다. 저희는 기부금을 드리고 온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2020년부터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2018년에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으며, 민주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을 지냈다. 일각에서는 장 위원이 라 대표의 측근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JTBC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장 위원은 주가 폭락 직전까지도 “수익이 잘 나는 품목으로 바꿀 거거든요. 남한테 얘기 안 하는 조건으로. 제가 전화를 우리 직원한테 넘겨서 다음 주에 약속을 잡으라고 하겠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경향신문은 장 위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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