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덕연 ‘정치권 인맥’ 지목된 장모씨, 아난티 전 회장 법인 2곳에도 이름 등장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피의자인 H투자자문의 라덕연 대표(42)와 그의 정치권 인맥으로 지목된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장모 위원이 이중명 아난티그룹 전 회장이 운영하는 협회와 법인에서 함께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 대표는 장 위원에 대해 “저에게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관계성이 확인됨에 따라 H투자자문의 투자과정에 장모 위원이 얼마나 개입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4일 경상남도교육청에 올라온 학교법인 해성학원의 법인 현황을 보면 라 대표는 이사로, 장 위원은 감사로 기록돼 있다. 두 사람의 임기 시작일은 2022년 4월15일로 같았다. 학교법인 해성학원은 라 대표에게 투자해 거액의 손실을 본 사실이 드러난 이 전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장 위원은 이 전 회장이 협회장인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이사진 목록에도 라 대표와 함께 등장한다. 지난달 28일까지 협회 홈페이지에는 라 대표와 장 위원이 이사로 함께 기록돼 있었다. 협회 이사 명단에는 라 대표와 장 위원 외에도 정·재계 인사와 의료계 인사들이 관련 인사로 기재돼 있다. 현재 협회 홈페이지에서 라 대표와 장 위원의 이름은 삭제된 상태다.
라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장 위원에 대해 “저한테 투자 맡기셨다가 큰 피해를 입으신 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그래도 저 때문에 지금 너무 큰 곤경에 처해 계시는데, 언급하는 것 자체가 실례가 될 것 같다”며“임창정씨도 제가 열심히 해명을 했는데도 먹히지도 않고 기사가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라 대표는 두 법인의 이사직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이 회장이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를 권유하셔서 장 위원과 같이 기부를 했다”며 “해성학원에도 제가 1억원 정도를 기부했다. 저희는 기부금을 드리고 온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2020년부터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2018년에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으며, 민주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을 지냈다. 일각에서는 장 위원이 라 대표의 측근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JTBC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장 위원은 주가 폭락 직전까지도 “수익이 잘 나는 품목으로 바꿀 거거든요. 남한테 얘기 안 하는 조건으로. 제가 전화를 우리 직원한테 넘겨서 다음 주에 약속을 잡으라고 하겠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경향신문은 장 위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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