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세계 최초 5100㎥급 이어 7500㎥급 벙커링선 개발

메탄올추진선·무평형수·수소선박 등
친환경 기술 개발에 박차

HJ중공업 조선 부문이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낸다.

HJ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5100㎥급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엔지 제브뤼헤 호’. HJ중공업 제공

HJ중공업은 산업통상자원부 ‘중견 조선소 혁신 성장 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7500㎥급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선형 개발을 완료하고, 기본설계에 대한 선급 인증을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획득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벙커링선은 2014년 일본 NYK사로부터 수주한 5100㎥급에 이은 새로운 선형이다. LR은 세계 최대 선급이다.

LNG 벙커링선은 ‘바다 위에 떠다니는 주유소’로 불린다. LNG 추진 선박은 벙커링선을 통해 해상에서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

HJ중공업이 개발한 LNG 벙커링선은 가장 효율이 높은 십투십(ship-to-ship) 방식으로, 국제해사기구 인증을 받은 독립형 압력식 LNG 탱크 2기를 탑재했다. 한 번에 7500㎥의 LNG를 공급할 수 있다. 이중 연료 추진 시스템으로 조종성과 운항 효율도 확보했다. 특히 HJ중공업은 이번 벙커링선을 평형수 유입·배출 없이 운항할 수 있는 ‘무평형수’ 선박으로 개발했다. 무평형수 선박은 별도 평형수 처리 장치가 필요 없어 환경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건조·운용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HJ중공업은 이미 개발을 마친 5500TEU급 컨테이너선에 메탄올 레디(향후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선박)를, 7700TEU급 컨테이너선에 LNG 이중 연료 기술을 적용하는 등 시장에서 친환경 기술력을 쌓아 왔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지난 2월 HMM으로부터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부산대 수소선박기술센터와 함께 수소 선박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수소 선박은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차세대 ‘그린 십’으로 주목받는다.

HJ중공업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의 탄소 배출 규제에 따라 친환경에너지를 주원료로 하는 선박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탄소 제로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친환경 선박 건조를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