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뒤 음란행위한 남중생…“신체접촉 없었다”며 학부모 사과로 마무리

음란행위 장면 등 CCTV 포착됐으나 성추행·불법촬영 인정 안돼

지난달 27일 서울의 한 미술학원에서 한 남자 중학생이 교사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장면. MBC 방송화면 갈무리

 
남자 중학생이 학원 여성 교사 뒤에서 음란행위를 하고 몰래 촬영까지 했지만 처벌받지 않고 학부모 사과로 마무리된 사실이 알려졌다.

4일 경찰과 M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의 한 미술학원에서 1대1 수업 중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교사 뒤를 서성이는 모습이 학원 내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

학생 A군은 교사 B씨를 힐끔거리며 10여분간 서 있었고, 이때 밖에서 화면을 지켜보던 B씨의 남편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B씨의 남편은 “처음에는 등 돌려서 하는 게 있어서 긴가민가했다”며 “나중에는 성기 노출이 정확하게 다 된 상태였고, 그게 화면에도 잡혔다”고 MBC에 전했다.

A군은 음란행위뿐 아니라 촬영까지 했다는 게 B씨 측 주장이다. 휴대전화를 꺼내 교사 등 뒤로 내렸다가 올리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B씨의 남편은 “엉덩이 부위를 계속 찍고 이런 동작이 반복돼서 보였다”며 “제가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B씨 측이 CCTV 장면을 토대로 성범죄 신고를 했음에도 A군은 입건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달리 처벌할 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찰 측은 신체 접촉이 없어 ‘성추행’에 해당하지 않으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행위도 아니기에 ‘공연음란죄’도 성립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불법촬영 혐의 역시 학생이 촬영 자체를 부인하는 데다, 사진이 기기에 남아 있더라도 신체의 특정 부위가 아닌 평범한 옷차림이 찍혔다면 처벌이 힘들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학생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았으나 정식 수사 대상이 아니라 디지털 증거분석을 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건은 해당 학생의 어머니가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