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꺄르르' 임채무 두리랜드 벌써 북적…"내일 우산 선물 3000개"
"선생님 또 타고 싶어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의 두리랜드에 5~6세 어린이 10여명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기도 일산동구 풍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인솔 교사와 함께 단체 소풍을 나온 아이들은 차례대로 '양탄자' 놀이기구에 탑승했다. 안전바가 내려지자 놀이기구는 좌우로 흔들리며 위아래로 돌기 시작했고 아이들의 입에서는 연신 '꺄르르'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머니투데이가 지난해 5월4일에 이어 올해도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두리랜드를 찾았다. 두리랜드는 배우 임채무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와 달리 코로나19(COVID-19)가 엔데믹(풍토병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두리랜드는 더 활기찬 모습이었다.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마스크가 사라졌고 그 자리를 웃음꽃이 채웠다.
두리랜드를 찾은 가족 단위 손님은 대부분 혼잡한 어린이날을 피해 이날을 택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장문희씨(57)는 하루 휴가를 내고 남편, 딸, 외손자 2명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장씨는 "내일(어린이날)은 붐빌 것 같아서 오늘 미리 왔다"며 "손주들이 천진난만하게 웃는 것만 봐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온 40대 후반 A씨 부부 역시 하루 휴가를 쓰고 여섯살 난 딸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A씨 부부는 "지난해엔 코로나19 때문에 어린이날에도 어디에 나가지를 못했다"며 "둘째가 태어나고 첫째랑만 놀아준 적이 없어서 오늘은 첫째만 데리고 왔다"고 했다.
인근 어린이집, 아동지원센터 등에서 단체로 소풍을 나온 무리도 많았다. 두리랜드를 찾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기구는 이른바 '방방이'로 불리는 '트램펄린'이다. 연령에 상관없이 어린이들은 '방방이'를 1순위로 꼽았다. 윤빛나양(6·가명)은 "친구들이랑 방방이 뛰면 기분이 좋다"며 웃어보였다. 초등학교 6학년인 김수호군(12·가명) 역시 이곳을 함께 찾은 친구들을 이끌고 같은 놀이기구로 향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200명 이상이 이곳을 찾았다. 이튿날인 어린이날은 단연 이곳에게는 '대목'이다. 두리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날 이곳을 찾은 손님은 3000여명이다.
두리랜드는 매년 어린이날이면 이곳을 찾은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올해 선물은 '생일 초'와 '우산' 두 가지다.
앞서 기상청은 어린이날 전후로 다소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두리랜드 5층과 1·4층 일부가 야외와 맞닿아 있어 비 소식은 달가울 리 없다. 그럼에도 두리랜드 측은 비를 뚫고 이곳을 찾을 손님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직원 양모씨(51)는 "아이들에게 뭐가 필요할지 고민하다가 생일은 매년 찾아오니까 처음에는 생일 초를 준비했다"며 "그러다가 어린이날에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급하게 문구점에 연락해서 우산 3000개 정도를 공수했다"고 밝혔다.
임씨는 과거 어떤 가족이 입장료가 없어 놀이공원에 들어가지 못한 모습을 보고 사비를 털어 두리랜드를 만들었다. 입장료도 받지 않고 오랜기간 운영한 탓에 160억여원에 달하는 빚을 지기도 했다.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여러채 팔아도 적자가 감당이 안돼 문을 닫은 적도 있다.
임씨는 사람들이 더 쾌적하게 놀고갈 공간을 만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라 생각해 시설을 보수하고 2020년 4월 두리랜드를 재개장했다. 임씨는 평소 촬영 일정이 없는 날 두리랜드로 출근하는데 이날도 이곳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두리랜드는 오는 6일 '글로벌 스페이스 체험교육'이라는 이름의 두번째 두리랜드를 개장한다. 이곳 3층에는 생활안전교육 체험관이 위치해있다. 이 체험관에서는 지진, 자동차전복 체험 등을 통해 재난·사고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알려준다. 응급처치 교육도 진행한다.
이처럼 두리랜드 곳곳에는 임씨가 어린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임씨의 운영 철학 중 하나는 놀이와 교육을 함께하는 것이다. 두리랜드를 둘러 보면 "남의 소유를 탐낼 때 위험해진다"는 등의 교훈을 담은 문구들이 눈에 띈다.
또 자동차 놀이기구 바닥에는 국내 주요 도시 위치를 적어 넣었다. 놀이기구를 즐김과 동시에 국내 지리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임씨는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안전하게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도록 3000명 인원 제한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도 변함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임씨는 "비가 많이 온다는데 그렇게 많이들 오겠느냐"면서도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인원 제한 원칙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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