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드의 기록은 언젠가 깨질 것이다, 홀란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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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뒤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단과 코치진이 두 줄로 도열한다.
홀란드는 4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과 28라운드 순연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홀란드는 이날 경기 뒤 "'트레블'(3관왕)을 위해서라면 득점 기록과 맞바꿀 수 있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 우리 모두 트레블이 가능하다는 걸 안다"라고 답했다.
홀란드는 "(리그와 컵대회 포함) 남은 9경기는 모두 결승전"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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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뒤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단과 코치진이 두 줄로 도열한다. 뭔가 단단히 벼른 듯 손을 푸는 인간 터널 앞에 상기된 모습의 엘링 홀란드(22)가 선다. 194㎝ 덩치를 수그린 홀란드가 들어서자 ‘인디언밥’(?) 세례가 쏟아진다. 동료들의 스윙이 거세지자 가속해 터널을 빠져나온 홀란드는 어깨가 아픈 듯 팔을 돌리며 박수로 감사를 표한다. 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에 새긴 신기원을 축하하는 ‘가드 오브 아너’ 행사다.
홀란드는 4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과 28라운드 순연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1-0으로 앞선 후반 23분께 잭 그릴리시의 침투 패스를 받아 간결한 돌파로 일대일 기회를 잡은 홀란드는 왼발로 공을 살짝 띄워 상대 골키퍼의 손끝을 넘겼다. 공은 통통 튀어 골망에 안겼고, 그의 시즌 35번째 득점이 됐다. 31년 리그 역사상 한 시즌 최다 골이다.
종전 기록은 1993∼1994시즌 앤디 콜과 그 다음 시즌 앨런 시어러(이상 뉴캐슬)의 34골. 이때 프리미어리그는 전체 42경기 체제였고 홀란드는 자신이 출전한 31번째 경기에서 선배들을 넘어섰다(맨시티는 아직 5경기가 남았다). 잉글랜드 무대 데뷔 시즌 홀란드의 페이스는 무자비했다. 그가 깨부순 기록은 별도의 퀴즈 게임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많다. 홀란드는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5경기 동안 51골을 넣었다. 리그 기준 71분마다 한 골을 넣은 격이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제자의 특별한 순간을 기리기 위해 ‘가드 오브 아너’ 의식을 기획한 그는 경기 뒤 취재진을 향해 “개막 전 리버풀과 커뮤니티실드 이후 홀란드가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던 것을 기억한다. 여러분 동료들이 참 놀라운 말을 했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홀란드의 기록은 조만간 혹은 언젠가 깨질 것이다. 아마도 미래의 홀란드에 의해”라고 했다.
홀란드 앞에는 몇 가지 미답의 기록지가 남아 있다. 잉글랜드 1부 리그 전체 역사로 넓히면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은 1927∼28시즌 딕시 딘(에버턴)의 60골(42경기)이다. 아득한 숫자지만 모든 대회 통산 득점(같은 시즌 딘의 63골)은 해볼 만한 편이다. 무엇보다 절실한 건 우승컵이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득점왕과 리그 우승을 모두 차지한 선수는 단 여덟 명뿐. 현재 리그 선두 맨시티의 최근 기세를 보면 ‘득점왕 우승 징크스’는 곧 깨질 듯하다.
홀란드는 과르디올라의 드림팀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팀이 완숙기에 이르렀을 때는 늘 팀 득점의 상당량을 독식하는 특급 골잡이가 있었다. FC바르셀로나에서는 리오넬 메시가,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그 역할을 했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7시즌 동안 득점왕을 배출한 적이 없었는데, 비로소 홀란드를 얻었다. 이제 남은 일은 최대한 넣고 이겨서 트로피를 쓸어담는 일뿐이다.
그 여정의 마지막 무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다. 홀란드는 이날 경기 뒤 “‘트레블’(3관왕)을 위해서라면 득점 기록과 맞바꿀 수 있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 우리 모두 트레블이 가능하다는 걸 안다”라고 답했다. ‘빅이어’(챔스 트로피)로 향하는 험로의 가장 중대한 시험대는 오는 10일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한 준결승 1차전이다. 홀란드는 “(리그와 컵대회 포함) 남은 9경기는 모두 결승전”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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