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분기 영업익 '반토막'…"AI·헬스케어 등 신사업 투자 지속"
1분기 매출 1조7403억 원, 영업이익 711억 원
카톡 오픈채팅·친구 탭 개편 예고
코GPT 등 AI, 헬스케어 등 신사업 성과 발굴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주요 고객사들의 광고 집행이 줄어든 와중에 데이터센터 등의 인프라와 인공지능(AI) 투자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전면 개편을 통해 성장동력을 점검하는 한편, 핵심 사업 정리를 통해 경쟁력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영업비용 효율화도 병행한다. 또한 AI와 헬스케어 등 신규 먹거리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4일 올해 1분기 매출 1조7403억 원, 영업이익 711억 원의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1%로 집계됐다.
1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1조6692억 원으로 집계됐다. 데이터센터 다중화 등에 투자하며 외주 인프라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또한 데이터센터 건립 관련 자본적지출(CAPEX) 투자 증가에 따라 상각비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광고주들의 보수적인 마케팅 활동이 이어지며 카카오의 주력 광고 상품인 비즈보드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 투자총괄은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들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손익이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카카오는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톡 개편 작업을 이어간다. 이 달 중에는 카카오톡 세번째 탭에서 카카오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뷰'가 사라지고 오픈채팅 탭으로 개편된다. 카카오는 오픈채팅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접근성을 개선해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톡 세 번째 탭은 오픈채팅 탭으로 5월 중 개편해 관심사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발견이 어려웠던 오픈채팅이 세 번째 탭으로 전면 배치되면서 이용자 접근성이 전면 개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수천, 수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이 보다 가볍게 소통할 수 있는 대중성 있는 신규 채팅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라며 "오픈채팅 탭은 카카오에서만 만날 수 있는 콘텐츠 허브와 관심사 기반으로 더 많은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이 될 것이고, 세 번째 탭은 연말까지 기존 탭 대비 2배 이상의 일간활성화이용자 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친구 탭도 개편된다. 앞서 카카오는 프로필 영역에 공감스티커와 이모티콘 꾸미기 등을 도입했다. 카카오는 꾸준한 친구탭 트래픽 증가를 확인한 만큼 하반기까지 순차적인 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현재 친구 탭의 '생일인 친구' 알림을 '기념일인 친구'로 확대해 커머스와의 시너지를 모색한다. 이 밖에도 카카오의 이미지 생성 AI '칼로'를 통해 기분과 마음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마음 배경 갤러리 프로모션' 등도 준비 중이다.
홍 대표는 "지난해 말 기준 2200만 명이었던 친구 탭 일간활성이용자 수는 올해 연말에는 4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기념일인 친구 도입을 통해) 생일 외에 졸업이나 입학, 취업 등 기념일에 맞춰서 선물하는 이벤트가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른 매출 증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언어모델 '코GPT(KoGPT) 2.0'을 선보일 예정이다. 당초 계획 시점인 올해 상반기 보다 미뤄졌다. 카카오는 상반기에 카카오브레인이 메시지 기반의 AI 챗봇 서비스를 테스트하며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해 모델 고도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홍 대표는 "하반기 중으로 파라미터와 데이터 토큰의 규모가 확장된 코GPT 2.0의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카카오가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경험을 통해 AI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 수준을 갖추고 있다는 점, 서비스 측면에서도 국내 최대 규모의 이용자 접점을 대화형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중에는 업그레이드 된 이미지 생성 파운데이션 모델 '칼로 2.0'도 선보인다. 버티컬 영역에서도 3분기에 의료 영상 기반의 판독문 초안 생산 서비스인 AI 캐드의 웹 데모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신규 먹거리인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서의 성과도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출범 1년차를 맞은 카카오헬스케어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한미 디지털 바이오헬스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구글 클라우드, 덱스콤 등 글로벌 기업과 업무협약과 주요 계약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홍 대표는 "B2C 영역에서는 당뇨병 환자 또는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속 혈당 측정기(CGM)와 연동된 데이터와 라이프 로그를 AI로 분석하고 식이요법이나 운동 제한과 같은 생활 가이드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4분기 출시할 예정이다"며 "B2B 영역에서는 의료기관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와 의무 기록들을 표준화하고 디지털화해 연구기관이나 헬스케어 기업이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한 제품을 이번 분기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올해는 AI 관련 투자 비용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뉴이니셔티브 분야의 연간 영업손실은 3000억 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배 투자총괄은 "AI 분야를 공격적으로 해야겠다는 내부 결론에 이르렀다. 올해가 투자 정점에 이르고 내년부터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헬스케어, 브레인에서 상용화 가능한 서비스를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 내년부턴 이 손실 부분이 의미있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카카오는 최근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와 글로벌 콘텐츠 음원 유통, 매니지먼트 사업 협력을 가시화하면서 카카오 공동체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비전 실현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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