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속 기소’ 한상혁 방통위원장 ‘선제적 면직 검토’ 논란

최성진 2023. 5. 4. 16: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티브이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점수 수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면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언론계에서는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기소의 최종 목표가 결국 방통위원장 축출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준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곧 한 위원장은 티브이조선 '점수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이상 국가공무원법이 정한 '품위 유지의 의무'(63조)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따라 면직이 가능해졌다는 논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322일 오전 도봉구 서울 북부지방검찰청에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점수 조작에 관여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티브이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점수 수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면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언론계에서는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기소의 최종 목표가 결국 방통위원장 축출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준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 공무원과 달리 독립성이 보장되는 합의제 행정기관의 수장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면직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초법적·위헌적 발상’이라는 법조계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한 위원장을 면직시킬 수 있다고 보는 법적 근거는 국가공무원법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법)이다. 방통위법에서는 위원의 신분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 법 또는 그밖의 다른 법률에 따른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엔 면직이 가능(8조)하다고 나와 있다. 곧 한 위원장은 티브이조선 ‘점수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이상 국가공무원법이 정한 ‘품위 유지의 의무’(63조)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따라 면직이 가능해졌다는 논리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이 기소 사실 하나만으로 한 위원장을 면직한다면, 이는 국가공무원법이 정한 ‘직무상의 의무’에 대한 확대 해석을 넘어 위헌적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재판의 결과가 확정되기도 전에 기소 사실만으로 국가공무원법 등을 적용해 한 위원장을 면직한다면 이는 헌법이 정한 무죄 추정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일반 독임제 행정부처 장관과 달리 합의제 행정기관인 방통위 위원장에 대한 면직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 하는 점도 논란이다.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방통위는 별도의 방통위법에 따라 설치·운영되고 위원 구성에 있어서도 국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라며 “대통령이 일반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국가공무원법을 끌어와 방통위원장에 대한 면직권을 행사한다면, 이 행위에 대한 법적 효력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언론계에서는 정부가 한 위원장 기소 시점에 맞춰 일부 친정부 매체와 함께 법적 논란이 불가피한 면직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선 것은 한 위원장을 몰아내기 위한 ‘마지막 압박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한 위원장 기소 당시 검찰은 ‘점수조작 지시’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기소를 결정했다”며 “면직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이번 기소가 범죄 입증을 목적으로 하기보다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버티고 있는 한 위원장을 재판 결과에 관계없이 물러나게 하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최성진 기자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