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거대한 스마트폰’?···EV9 기술 공개, 앱처럼 기능 설치한다
사전 예약을 시작한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에는 스마트폰을 연상케 하는 기능이 들어갔다. 스마트폰에서 필요한 앱을 사서 구매하고 설치해서 사용하는 식으로 자동차의 기능을 구매하고 이용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미래차의 궁극적 형태는 전기모터와 배터리 조합을 넘어 ‘탈 수 있는 거대한 스마트폰’에 비유할 만하다.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도 마찬가지 의미다. 동시에 자동차 기능에 구독 서비스를 적용한다는 의미도 깔려 있다.
현대차그룹은 4일 EV9에 적용된 신기술들을 공개했다. 이 중 ‘Fod(Features on Demand) 서비스’가 스마트폰 앱 구매와 유사하다. 원격 주차, 원격 출차 같은 기능들이 필요한 사람들은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서 쓸 수 있다.
현재까지 EV9에서 구매(구독)할 수 있는 기능은 총 3가지다. 원격 주차와 출차, 주차 보조를 지원하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 차량 전면부에 나타나는 디지털 라이팅 그릴 모양을 고를 수 있는 ‘라이팅 패턴’, 차에서 영상과 음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플러스’다.
예를 들어 EV9 고객이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 기능을 평생 이용하고 싶다면 기아의 앱스토어격인 ‘커넥트 스토어’에서 50만원을 내고 구매할 수 있다. 단기간 사용도 가능하다. 월간 이용은 1만2000원, 연간 이용 12만원을 내면 된다.
디지털 라이트닝 패턴은 18만원(평생 소장)이다. 원하는 기간 사용하고 취소도 가능하다. 차에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공이 가능한 부가 기능들을 구독 형태로 이용하는 서비스다.
Fod 서비스는 앞서 테슬라도 도입한 바 있다. 테슬라는 과장 논란의 FSD(‘완전 자율주행’)를 구독 서비스로 제공했다.
다만 자동차 기능 일부를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는 데에 비판적인 입장도 많다. 지난해 BMW코리아가 열선 좌석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포함하자 여론의 비판이 거셌다. 결국 BMW코리아는 한국에 이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그룹도 이런 여론을 반영해 안전에 직결되거나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들은 구독형 서비스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EV9을 필두로 자동차의 중심축을 전환하려고 한다. 내연기관이냐, 모터냐 같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중심에 둔 ‘SDV’로 바꾸는 게 목표다. EV9에 구독형 서비스를 최초 도입하고, 특정 조건에서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자율주행 레벨 3’를 적용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SDV 기반 기술이 바탕이 된 EV9은 SDV로서의 잠재력을 충분히 지닌 차량”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이동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SDV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관련 기술을 계속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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