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일해도 안 지쳐” 얘 때문에 알바 자리 뺏긴다

2023. 5. 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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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청소 일자리도 뺏기겠네."

잘못 놓인 쓰레기를 제자리로 두는 게 일이다.

캔은 캔끼리, 일반쓰레기는 일반쓰레기까지 분리해 오염도는 40~50% 줄일 수 있었다.

새 환경에 적응하고 연습을 통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되면 공장이나 병원, 가정 등에서도 로봇의 자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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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리서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이제 청소 일자리도 뺏기겠네.”

생각에 잠긴 듯 멈춰있던 것도 잠시, 캔 속에 섞여 있던 종이컵들을 거침없이 골라내는 손길.

성인 남성의 어깨 정도 오는 높이의 하얀 몸통. 팔은 하나뿐이지만 어깨와 팔꿈치, 손목을 연상시키는 3개의 관절을 축으로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팔 끝에는 손 역할을 할 노란 집게가 달려있다. 카메라 렌즈가 달린 머리는 360도로 회전한다.

사무실의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로봇이다. 잘못 놓인 쓰레기를 제자리로 두는 게 일이다. 사람이 하기엔 간단한 일이지만, 로봇에는 쉽지 않다.

대신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하자고 54만번 넘게 연습했다. 지치지 않는 체력도 강력한 무기다.

더 위협적인 점은 경험을 토대로 배우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는 점이다. 잘 하면 칭찬 받고 못 하면 벌을 받는 식의 학습법까지 사람을 닮아가고 있다.

[구글리서치]

이는 로봇 사업을 담당하던 구글의 계열사 에브리데이 로봇과 구글 리서치 연구진이 지난 2년 간 진행해온 로봇 강화 학습(Reinforreinforcement Learning) 실험이다.

이 로봇들은 4단계의 훈련을 받았다. 먼저 로봇들이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이론 공부를 한다. 그 다음 온라인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뒤, 실험실과 실제 현장에서도 훈련을 했다.

실험실에서만 54만번, 현장에서는 3만2500번 연습한 결과, 쓰레기 분리수거 정확도를 84%까지 끌어올렸다. 캔은 캔끼리, 일반쓰레기는 일반쓰레기까지 분리해 오염도는 40~50% 줄일 수 있었다.

[구글 리서치]

사실 로봇에게 분리수거를 맡기는 건 ‘가성비’가 떨어지는 일이다. 로봇이 실력을 갈고 닦은들 여전히 사람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게다가 사람이라면 직관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2년이나 연습해야 한다.

분리수거는 일종의 과제다. 구글에서 로봇에게 진짜 가르치고 싶은 건 사람의 ‘유연성’이다. 통제된 실험실이 아니라 끊임 없이 바뀌는 복잡한 현실에서도 잘 대응하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려는 거다.

연구진은 로봇들이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으며 학습할 수 있는 과제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택했다. 시각적으로 판별해 재질 별로 구분해야 하는 과제를 받은 로봇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크기의 캔, 포장재가 바뀐 병은 당혹스러운 새로운 쓰레기인 셈이다.

[구글리서치]

이 로봇들의 학습법도 흥미롭다. 강화 학습은 긍정적인 결과에는 보상하고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불이익을 줘서 로봇이 스스로 경험을 통해 배우도록 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이 최대한 사람과 비슷하게 생각하도록 한다.

로봇 공학 분야에서는 강화 학습을 받을 로봇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새 환경에 적응하고 연습을 통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되면 공장이나 병원, 가정 등에서도 로봇의 자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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