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노동자 빈소…“이렇게 가야 돼? 억울해서 어떡해”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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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노동절에 분신한 뒤 끝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역 소속 양회동 지대장의 유족이 4일 빈소에서 흐느끼며 말했다.
이날 낮 12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양씨의 빈소에는 건설노조 지도부와 조합원을 비롯해 야권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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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노조탄압]
“사고가 벌어지기 전 아이들이 ‘힘내라’라는 글을 (아버지인 고 양회동 지대장에게) 보냈습니다. 그 글을 보고, 읽고 부모로서 돌아설 수도 있었을텐데, 낭떠러지에 발만 하나 걸쳐있는 그런 절박한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저희 한 가족의 문제가 아닙니다.”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노동절에 분신한 뒤 끝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역 소속 양회동 지대장의 유족이 4일 빈소에서 흐느끼며 말했다. 이날 낮 12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양씨의 빈소에는 건설노조 지도부와 조합원을 비롯해 야권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앞서 유족들은 이날 아침 8시께 강원 속초 청오동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고인의 유지에 따라 장례 절차를 노조에 위임하고, 노동조합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고인은 유서에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주세요”라고 남겼다.
양씨는 이날 오전 속초에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 유족들은 양씨의 운구 행렬 앞에서 “‘이렇게 그곳까지 가야돼? 억울해서 어떡해”라며 오열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오후 4시께 빈소에 도착해 조문을 마쳤다. 빈소 안 제단에 안치된 영정사진 속 양씨는 ‘단결 투쟁’이라고 써진 붉은 띠를 머리에 매고 있었다. 빈소에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정의당 의원들의 조화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야당에서 보낸 조기들이 줄지어 있었다.
정치권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소속 의원들은 오후 5시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 대표는 조문 뒤 가자들과 만나 “더이상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될 국가 때문에 국민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어려운 환경이긴 하지만, 노동자 여러분께서도 죽지 말고, 살아서 싸우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결국 국가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니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꼭 조문해지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뒤이어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심상정 의원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유족들은 오후 5시54분께 빈소에 도착해 정의당 의원들과 면담했다. 유족들은 의원들에게 “저희 한 가족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양씨는 노동절인 지난 1일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해 전신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향년 50살의 나이로 끝내 숨졌다.
양씨는 같은 날 속초와 강릉 등의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 노조 전임비 지급을 강요한 혐의(공동 공갈) 등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양씨는 지난 2월 부터 관련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양씨는 분신에 앞서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한 것뿐인데 윤석열 검사독재정치의 제물이 됐다, 무고하게 구속되신 분들을 풀어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양씨의 발인을 포함한 세부 장례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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