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탄압 멈춰라”...민노총, 대통령실 앞 대규모 집회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3. 5. 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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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간부 분신 사망 계기
5000여명 한강대로 점거 행진
4일 오후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인근 한강대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강원지부 조합원 고(故) 양회동 씨(50)가 노동절인 지난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분신해 2일 숨진 가운데, 건설노조와 121개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이 대통령실 인근에서 정부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4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5000여명(경찰 추산)은 오후 12시50분께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서울역 12번 출구 앞에 모여 사전집회를 열고, 대통령실 청사가 있는 전쟁기념관 방향으로 행진했다.

조합원들은 ‘더이상 죽이지 마라’, ‘건설노조 탄압 중단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건설노동자 다 죽이는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 과정에서 건설노조는 서울역 인근 KDB생명타워부터 용산 전쟁기념관 방향의 한강대로 2개 차선을 점거해 극심한 교통정체가 빚어졌지만 경찰과 물리적 충돌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날 경찰은 기동개 55개 중대 약 33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상황 관리에 나섰다.

한편 민주노총·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 시민사회·종교계 121개 단체는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건설노조 간부들에 대한 음해와 탄압을 중단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양씨의) 죽음은 윤석열 정권의 일관된 반노동 정책과 건설노조에 대한 도를 넘어서는 탄압이 불러온 사회적 타살”이라며 “이러한 사회적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분신으로 숨진 양씨의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노조장으로 치러진다.

당초 유가족은 지난 2일 강원도 속초에 빈소를 마련하고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려 했으나, 양씨가 가족뿐 아니라 노조와 야당에도 각각의 유서를 남긴 것이 확인되면서 노조에 고인의 유지를 맡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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