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차로 변경에 놀라 넘어진 오토바이 운전자…경찰은 “차량 운전자 과실” [영상]

차로를 변경하던 중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오토바이 운전자. ‘한문철 TV’ 유튜브 영상 캡처

 
도로에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차로를 변경한 차량을 보고 놀라 넘어진 사건에 대해 경찰이 차량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3일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오토바이가 놀라 넘어졌습니다. 제가 가해자가 맞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17일 오후 3시30분쯤 대구의 어느 도로 1차로에서 주행하던 중 직진하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고 2차로로 진입했다.

그런데 A씨 뒤 3차로에서 달리고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 B씨가 2차로에 들어서려던 중, A씨의 차가 먼저 2차로에 진입하자 다소 놀란 듯 정차하다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한문철 TV’ 유튜브 영상 캡처

 
A씨가 공개한 차량 후방 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B씨는 사고 당시 방향지시등을 키지 않고 있었다.

이 사고에 대해 경찰 교통조사관은 “B씨가 먼저 2차로로 진입했기 때문에 A씨가 가해자다”라고 통보했다.

특장차(장애인 이동차량)를 운행한다는 A씨는 “ADAS 경고음 기록 때문에 방향지시등을 항상 킨다”며 “B씨는 방향지시등을 키지 않았고, 사고가 난 차로는 지정 차로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경찰은 B씨가 법을 어긴건 아니며, B씨가 먼저 2차로로 진입했기 때문에 나를 가해자로 지정했다”고 전했다.

A씨의 호소에 한문철 변호사는 경찰과는 다른 의견을 냈다. 그는 “A씨 차의 후방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와 B씨가 거의 동시에 2차로로 들어선다”고 봤다.

이어서 “차로에 들어서기 전에는 (사이드 미러 등으로) 후방을 보다가 차로에 진입하면 앞을 보지 않냐. 앞을 보는 시점에는 뒤에서 다가오는 오토바이를 보기 힘들다”고 견해를 냈다.

그러면서 한문철 변호사는 대구에서 2021년 3월 발생했던 사고 사례 및 그에 대한 법원 판례를 소개했다.

사고 당시 도로 1차로에 있었던 승용차 운전자 C씨는 2차로에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방향지시등을 켠 뒤 차선을 변경했다.

그런데 그 순간 3차로에서 달려오던 화물차가 갑작스럽게 2차로로 들어섰고, C씨는 화물차의 측면을 들이받고 말았다. 화물차는 차로 변경시 방향지시등을 키지 않았었다.

C씨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담긴 사고 당시의 모습. ‘한문철 TV’ 유튜브 영상 캡처

 
당시에도 경찰은 C씨를 가해 차량으로 지목했고, 이에 불복한 C씨는 경찰청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역시 거부당했다. 교통사고 민간심의위원회 역시 C씨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C씨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C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화물차 운전자는 방향지시등을 키지 않고 고속으로 차로 변경을 했다”며 “C씨의 차와 화물차가 동시에 차로 변경을 했더라도 C씨는 2차로에 차가 갑자기 나타날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C씨를 무죄로 판단했다.

한 변호사는 “A씨의 사고가 재판으로 이어지면 재판부는 C씨 사건 판례와 같은 판결을 내릴 것”이라며 “A씨는 오토바이를 피할 수 없었다”고 견해를 밝혔다.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오토바이 운전자의 조작 미숙으로 보인다”, “걸으면서 이 영상 보다 놀라 넘어졌으니 한문철 변호사에게 배상을 청구해야겠다”, “A씨가 가해자라면 세상 모든 교통사고는 주변 사물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