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횡령 숨기려 불질렀다”...딱 걸린 50대 마트서 산 이게 화근 [영상]

제3자 계좌 이용해 거래처 대금 횡령해
차량 출입·얼룩무늬 모자로 덜미 잡혀
경찰,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 송치

화면 왼쪽에서 A씨가 불을 놓자 불길이 치솟고 있다.[자료=제주동부경찰서]

수억원에 이르는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자신이 다니는 회사 건물에 불을 지른 50대가 구속 송치됐다.

4일 제주동부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 등의 혐의로 A씨(50대)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일 0시3분께 제주시 봉개동 소재 2층짜리 식품가공 공장에 침입해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은 4시간 이상 지난 이날 오전 4시33분에 꺼졌는데, 창고동 580.93㎡가 불에 타는 등 총 1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방화 혐의점을 발견했고, CCTV 분석 결과 얼룩무늬 모자를 착용한 남성이 창고동 창문을 통해 불씨를 던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현장 반경 1㎞ 내에 운행했던 차량을 추적했고, 범행 시간대 A씨가 사용하는 차량이 공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포착했다.

아울러 A씨가 사건 3시간 전에 제주시 오라동 소재 마트에서 얼룩무늬 모자를 구입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경찰은 긴급체포를 진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해당 공장에서 물품을 배달하던 직원이었는데,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거래처로부터 법인 계좌가 아닌 제3자의 계좌로 약 2억원을 받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의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를 적용, 구속 송치했다.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업무상 횡령 혐의는 인정했지만, 방화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A씨가 얼룩무늬 모자를 구입하는 모습.[자료=제주동부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