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많다는 류수정이 쏟아낸 감정들[인터뷰]

김현식 2023. 5. 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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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러블리즈 출신
솔로 정규 1집 발매
9곡 전곡 작사·작곡
"일기장 같은 앨범"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류수정 감정 모음집’.

걸그룹 러블리즈 활동을 끝마치고 싱어송라이터로 새 출발한 류수정이 최근 발매한 첫 솔로 정규앨범 ‘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Archive of Emotions)는 이렇게 정리해서 소개하기 딱인 앨범이다. 류수정이 일상을 보내며 느낀 다양한 감정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직접 작업한 9곡으로 채워진 앨범이라서다.

타이틀곡 ‘그래비 걸’(Grabby Girl)을 비롯해 ‘논-판타지’(Non-Fantasy), ‘롱’(WRONG), ‘하루 세 번 하늘을 봐’, ‘퍼세틱 러브’(Pathetic Love), ‘플러피 키티’(Fluffy Kitty), ‘드로운’(Drown...), ‘러브 오어 헤이트’(Love or Hate), ‘하우 캔 아이 겟 유어 러브’(How can I get your Love) 등이 정성과 진심을 담아 완성해 앨범에 수록한 곡들.

앨범 발매를 기념해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한 류수정은 ‘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에 대해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감정을 담은 일기장 같은 앨범”이라고 입을 연 뒤 솔직담백하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새 앨범을 발매한 소감은.

△“욕심내서 정규앨범을 내게 됐다.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느낀 감정을 담아 곡을 만들었다. 앨범을 접하는 분들이 공감하면서 들어줬으면 한다.”

-러블리즈 시절인 2020년 발매한 솔로 앨범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다양한 장르의 곡을 수록했다는 점은 같은데 그땐 회사의 방향성을 따랐고, 이번엔 제가 하고픈 음악을 많이 넣었다는 점이 다르다.”

-음악 작업은 어떻게 이뤄졌나.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고민하다가 쓴 노래가 많다. 친구에게 연애 상담을 해주다가 쓴 곡도 있고, 현실에서 오는 실망감을 느낄 때 쓴 곡도 있다. 그러다가 희망을 마주한 순간에 대해서도 곡을 썼고, 또 다른 행복감에 대해 깨닫고 쓴 곡도 포함했다.”

-실망감을 느꼈을 땐 무슨 일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 사소한 것들 때문에 실망감을 느낀 적도 많았다. 계획대로 일지 되지 않는 그럴 때 있지 않나. 예전에는 환상 안에서 꿈을 꿨다면, 이젠 현실 안에서 꿈을 꾸게 되는 것 같다.”

-앨범 크레딧을 보니 달리(황현성)와 죠(Jaw) 씨의 활약이 눈에 띄는데. 어떤 분들인가.

△달리 님은 드러머이자 영화 음악 감독으로 활동하는 음악 스펙트럼이 넓은 분이다. 오래 전부터 러블리즈를 예뻐해주신 밴드 노브레인의 선배님들과 협업했을 때 인연을 맺은 분인데, 함께 놀듯이 음악 작업을 해나갔다. 죠 님의 경우 회사에서 추천해주셔서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분이다. 저보다 나이가 2살 어린 분인데, 비슷한 나이대라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었고, 작업 속도도 빠르셨다.“

앨범 타이틀곡 ‘그래비 걸’은 ‘욕심꾸러기 본능’을 주제로 다룬 곡이다. 비트감 있는 멜로디와 류수정의 그루비한 보컬, 소망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노랫말이 조화를 이뤘다. 곡 소개글은 이렇게 썼다. ‘돈, 사랑, 명예 - 왜 꼭 하나만 골라야 해? 난 전부 다, 더 갖고 싶은데’라고.

-‘그래비 걸’이 타이틀곡이 된 이유는.

△“전곡의 작사, 작곡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보니 타이틀곡을 선정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회사 분들과 다 같이 투표를 해서 타이틀곡을 정했는데 ‘그래비 걸’은 원래 타이틀곡으로 염두에 두고 있던 곡이기도 했다.”

-원래 ‘그래비 걸’ 내용처럼 욕심이 많은 편인가.

△“팀 활동 때부터 일에 대한 욕심과 사랑받고픈 욕심이 컸다. 그래서 다 때려치우고 온전히 쉬거나 여행을 떠나본 적도 없다.”

-실제로도 돈, 사랑, 명예를 다 얻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나.

△“행복한 삶을 이어가려면 필요한 것들이지 않나. 만약 셋 중 가장 중요한 걸 꼽으라면 아무래도 사랑이지 않을까. 이번 앨범도 사랑받지 못하면 다음 앨범이 없을 수도 있는 거니까. (웃음).”

-앨범을 준비하면서 힘이 되어준 팬들의 말이 있나.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는 말이다. 그게 말이 되나 싶으면서도 온전히 날 응원해준다는 말이니 좋게 느껴지고 힘이 되더라.”

-실제로 하고 싶은 걸 모두 할 수 있게 되면 뭘할 건가.

△“공부하고 싶다. 음악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기도 하고, 완전 다른 분야도 공부해보고 싶기도 하다. 이 일을 오래 했고, 책임감도 있기에 계속 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는데, 만약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면 해외로 나가서 공부하고 싶다.”

러블리즈 멤버들이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만료돼 뿔뿔이 흩어진 이후 처음 진행한 인터뷰다. 류수정은 러블리즈에 관한 여러 질문에도 답했다.

-러블리즈 활동을 마친 소회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음에도 계약만료 기사가 떴을 때 눈물이 나더라. 그래도 졸업하는 듯한 마음을 가지고 결정한 일이라 슬픔을 이겨낼 수 있었고, 그 이후 멤버들과 자주 연락하고 지내면서 그런 감정이 자연스럽게 해소되었던 것 같다.”

-러블리즈 일부 멤버와 함께 출연한 리얼리티에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나.

△“맞다. 그때도 계약 만료 당시의 감정을 이야기가 하다가 울었던 거다. 그래도 러블리즈 활동을 키워드로 정의하라면 ‘행복’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들 꿈을 이뤘던 시기이기도 했고, 8명이서 사고 없이 활동을 잘 마쳤으니까.”

-러블리즈 활동을 통해 얻은 건.

△“성숙함이다. 러블리즈 활동을 거치면서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성숙해졌다고 느낀다. 매일 새로운 미션을 완료하듯이 바쁘게 살았다. 그땐 바쁘다고만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끈기와 나에게 집중하는 법을 배우며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들더라.”

-멤버들에게 이번 앨범에 담은 곡들을 들려줬나.

△“타이틀곡 선정할 때 처음 들려줬는데 피드백을 많이 해줘서 좋았다. (유)지애 언니는 가사가 너무 슬프다면서 ‘하루 세 번 하늘을 봐’를 특히 좋아해줬다.”

“밥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 류수정은 인터뷰 말미에 자신의 음악적 지향점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예전부터 밥 같은 가수가 되고 싶었다. 밥은 자극적인 맛은 아니지만 없어서는 안 되지 않나. 밥처럼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있는 음악을 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더불어 “진짜 류수정에 가까운 느낌을 내고자 노력하면서 앨범을 만들었다는 걸 많은 분이 알아주셨으면 한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끝으로 팬들에게 전하고픈 말은.

△“팬들이 이번 앨범을 정말 많이 기다려주셨다. 기다려주신 만큼, 팬들과 직접 만나 노래를 들려드릴 기회를 많이 만들어보려고 한다. 팬들과 좋은 감정을 자주 나누고 싶다. (이달 13~14일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란다.)”

-음악플랫폼 이용자들에게도 한 마디.

△“이번 앨범에 담은 감정을 겪어본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앨범을 듣고 제 감정도 들여다봐주시고, 같이 고민도 해주시고, 공감도 해주시면 좋겠다. ‘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가 문득문득 찾아 듣게 되는 앨범이 되길 바란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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