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방 경제제재 피하려 스파이 동원…반도체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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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스파이 조직을 통해 서방의 제재를 뚫고 반도체 등 대러시아 수출 금지품들을 조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 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파이낸셜>
신문은 러시아의 세관 통관 자료, 기업 정보,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과 연관된 스파이 조직 관계자가 소유한 기업인 트레이드툴스가 독일·핀란드·싱가포르 등에서 대러시아 수출 금지 품목 90만달러(약 12억원)어치를 확보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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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통해 미국 전자제품 확보하기도
러시아가 스파이 조직을 통해 서방의 제재를 뚫고 반도체 등 대러시아 수출 금지품들을 조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러시아의 세관 통관 자료, 기업 정보,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과 연관된 스파이 조직 관계자가 소유한 기업인 트레이드툴스가 독일·핀란드·싱가포르 등에서 대러시아 수출 금지 품목 90만달러(약 12억원)어치를 확보해왔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러시아 정보기관을 위해 활동해온 스파이 조직인 ‘세르니야 네트워크’ 관계자 중 한명인 알렉세이 지비로프가 소유한 기업으로 확인됐다. 세르니야 네트워크는 미국 법무부로부터 러시아 정보기관을 위해 “고도로 민감한 비밀 조달 활동”을 해온 것으로 지목된 조직이다. 하지만, 지비로프는 그동안 미국 등으로부터 스파이로 지목되지 않은 채 활동해왔다.
트레이드툴스가 수입품을 공급한 기관은 연방보안국 외에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방부, 국영 방위산업체 로스테크,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레이드툴스는 지난해 말까지 독일 기업으로부터 55만2천달러 규모의 산업용 장비 22t을 수입한 것으로 통관 기록 등을 통해 확인됐다. 또 싱가포르를 통해 25만3천만달러 규모의 미국산 전자제품 기판도 수입했다. 이 회사가 싱가포르에서 구한 장비들은 아날로그 디바이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알테라 등 미국 정보기술 업체들의 제품이었다. 이 기업들은 이미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중단한 곳들이다. 트레이드툴스는 영국 정부가 러시아·북한·이란 등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 산업용 절삭 장비를 핀란드의 한 기업을 통해 구입하기도 했다. 물품을 공급한 기업들이 러시아 정보기관 등이 최종 제품 구매자라는 걸 알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트레이드툴스의 무역 업무는 세르니야 네트워크의 일부로 활동한 무역회사인 로빈무역이 서방의 제재 때문에 수입이 어려워진 뒤 본격화됐다. 로빈무역은 지난해 2월까지 유럽 여러나라에서 1220만달러 규모의 각종 장비를 수입해왔으나, 지난해 서방의 제재가 강화된 뒤부터는 영업 활동이 거의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는 정보 기술 제품을 비롯한 산업용 제품과 소비재에 대한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암시장 등에서 물건을 조달하거나 복잡한 기업망을 구축해 최종 구매자를 감추는 방식으로 서방의 제재를 피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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