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조언자? 주머니 털려는 점쟁이들” 버핏 오른팔의 비판
한국에서 SG증권발(發) 주가조작 의혹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99세 억만장자 투자자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투자자를 위한 조언을 내놨다. 멍거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단짝이다. 버핏보다 여섯살이나 많지만 45년 동안 버크셔해서웨이에서 함께 일하며 버핏에게 투자 조언을 해왔다. 버핏이 초기에 단타 매매로 짭짤한 수익을 낼 때, 회사가 거대 기업으로 성장시키려면 우량주 중심의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며 버핏을 설득해 투자전략을 바꾸게 한 것도 그였다.
멍거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버크셔해서웨이를 초대형 회사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대부분 저금리, 낮은 주가, 방대한 주식투자 기회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주식투자 하기에 적절한 시기에 태어나 큰 돈을 벌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요즘은 높은 물가상승률, 고금리, 치열한 경쟁 때문에 투자자들이 과거처럼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훨씬 어려워졌다”고 인정했다. 버핏과 멍거는 40여년 동안 연 평균 20%의 수익률을 올렸었다. 버핏도 최근 채권금리가 높아 주식과 부동산 가격을 억누르고 있다며, 고물가와 불황이 경제와 기업 경영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멍거는 더 나아가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많은 투자조언가들의 잘못된 조언 때문에 손실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에는 펀드 매니저가 너무 많다”며 “그들은 고객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끌어내려는 점쟁이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투자자문사, 헤지펀드, 주식중개인, 펀드매니저 등 투자조언가들은 시장 평균 수익률을 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들여 높은 수수료를 챙기지만, 결국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한다고 지적했다. 큰 손실이 생기면 성과수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안전한 인덱스펀드 투자에 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멍거는 더 나아가 유행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는 밈(meme) 주식에 대해 “투자조언가들이 조언을 잘못해서 벌어진 ‘카지노 도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미국 투자전문매체들에 따르면 멍거는 예컨대 주식 투자의 경우 연 10%의 수익률을 얻기 위해 몇몇 보통주에 분산투자하는 예전의 검증된 방식이 지금은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도 지난 수십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물가상승률 이상 폭등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예전처럼 예측가능한 획일적인 투자공식을 찾기는 어려워졌다고 인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개인들이 투자를 할 때에는 자신에게 꼭 맞는 맞춤형 투자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찾지 못할 경우 금융 환경의 복잡성을 피하고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지금은 버핏이나 멍거의 시대와 투자 환경이 다르지만, 그들처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인내심 있게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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