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100% 나상호 “수원 팬 야유요? 희열이 느껴질 것 같은데요?”

이준희 2023. 5. 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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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공격수 나상호


이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표정을 보라. FC서울 나상호가 이번 시즌 알을 깨고 완전히 다시 태어났다.

리그 7골로 득점 단독 선두. 나상호에게 언제부터인가 따라다니던 '수비형 윙어'라는 별명은 이제 옛말이 됐다.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공격적 재능을 다시 찾은 나상호는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공격수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슈퍼매치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수천 명의 수원 서포터들 앞에서 선보인 패기 넘치는 세리머니는 이번 시즌 나상호의 자신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날개 공격수로 진화한 나상호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났다.

다음은 나상호와의 일문일답.

Q.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 나상호에게 우루과이전이란?
우루과이전 점심 먹기 전에 선발 명단이 나왔는데, 제 이름이 있는 거예요. 그때는 정말 긴장됐어요. 그런데 막상 경기장에 들어서니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오히려 긴장이 풀렸어요. 이런 무대에서 뛰는 건 복 받은 거다. 실수하더라도 보여줄 수 있는 플레이, 장점들을 잘 살려보자고 다짐했죠. 경기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우루과이에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도 실수하는구나. 다들 긴장하는구나. 결국 월드컵은 실수를 줄이는 싸움이구나라고 느꼈죠.

Q. 나상호에게 벤버지(벤투+아버지)란?
(나상호에겐 세 명의 아버지가 있다. 친아버지, 벤버지 그리고 익버지)
기억에 남는 스승님으로 죽을 때까지 기억할 것 같아요. 힘든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저를 기용해 주시고 이미지를 바꿀 수 있게 도와주신 분이잖아요. 축구 인생 반전의 계기를 벤투 감독님이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Q. 그렇다면 나상호에게 익버지(안익수+아버지)란?
'FC서울다움'이라는 역사를 같이 이뤄가고 싶은 분? 안익수 감독님은 정말 열 정 가득한 분이에요. 늘 아이패드 등을 활용해서 분석 자료를 가지고 나오세요. 선수들에게 어떤 동기부여를 줘야 하는지 항상 노력하고 공부하는 게 느껴져요. 처음에 오셨을 때 비해선 장난도 많이 치시려고 하고 많이 유해지신 건 사실이에요. 선수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셔서 외국인 선수들과도 직접 대화하려 하시더라고요.

Q. 벤버지, 익버지 중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 아들이었으면 좋겠나?
익버지로 선택하겠습니다. 진짜 아빠라면 무서울 것 같긴 한데... 한 번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Q. 나상호에게 수비형 윙어란?
(나상호에겐 과거 골 못 넣는 공격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공격수인데 수비형 윙어라는 소리가 계속 나오다 보니, 제가 그동안 골도 많이 못 넣고 공격적인 모습이 부족했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좀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올 시즌만큼은 공격수다운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Q. 해외진출 꿈도 여전히 품고 있나?
목표를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도전해보고 싶고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경험해보고 싶어서 유럽을 목표로 꾸준히 나아가고 싶습니다. (가고 싶은 무대는?) 마지막엔 EPL 무대를 가고 싶어요. 한 번에 갈 수는 없겠지만, 한 단계 한 단계 거쳐서 꼭 EPL 무대까지 가보고 싶습니다. 민재, 인범이처럼 골 넣으면 어떤 느낌일까도 궁금하고요. 챔피언스리그에서 뛰어보면 어떤 기분일지 꼭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Q. 나상호에게 버스 막기 일명 '버막'이란?
(지난 시즌 후반기, FC서울은 극심한 부진 속에 팬들로부터 버스 막기 일명 '버막'을 당했다. 당시 주장이었던 나상호는 팬들 앞에서 확성기를 잡고 반전을 다짐했다.)
그때는 너무 창피했어요. 주장이라는 자리가 부담스러웠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돌아보면 분명 큰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주장의 무게라든지 책임감, 리더의 품격 같은 걸 배웠던 것 같아요. 아직까지 제가 주장 완장을 차기엔 부족하다는 걸 느꼈고, 나중에 주장 달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그 경험을 통해 잘 배웠던 것 같아요.

Q. 나상호에게 슈퍼매치란?
경기장 안에선 수많은 수원 팬들이 눈에 들어오진 않았어요. 세리머니는 마음 가는 대로 했던 것 같습니다. 관중석에서 욕도 날아왔는데 신경 쓰진 않았어요. (경기장에서 빠져나가다 수원 팬들로부터 차도 막혔다는데?) 홈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상황이었는데 누가 제 차 문을 두드리며 뭐라고 말을 하는데...제가 무서운 행동을 했나 실감이 나더라고요. 슈퍼매치에 졌기 때문에 화가 나서 찾아온 거라 생각해요. 저희가 졌어도 엄청 힘든 상황이 일어났을 거예요. 슈퍼매치였기 때문에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음 슈퍼매치도 기대되나?) 전 기대돼요. 수원 선수들도 더 강하게 나올 거 같고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요. (야유가 쏟아질수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희열을 느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기대돼요.

Q. 나상호에게 클린스만 감독이란?
정말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시는 분이에요. 감독님이 찾아왔을 때 운 좋게 골도 넣었어요. 이제는 대표팀 내에서도 공격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커요. 6월 A매치에 뽑힌다면 공격적인 부분들을 감독님께 잘 보여줘서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공격적인 부분에선 그 전보다 더 빛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Q. 5일 전북전 각오는?
전북을 최근 5년간 이기지 못했어요. 작년에 FA컵 결승에서도 전북에 지면서 우승컵을 내줬잖아요. 저희도 이번만큼은 징크스를 꼭 이겨내자고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있고, 동기부여를 강하게 느끼고 있어서 꼭 승리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지금 팀 성적도 상위권에 있고 제 개인 기록도 좋은 자리에 있지만, 이 부분들을 팬분들과 함께 경기장에서 꾸준히 이어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 개인 목표도 중요하지만, 팀 성적을 우선으로 팀이 우승권에서 계속해서 싸울 수 있는 모습 보여드릴 테니 팬분들은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시고 계속해서 응원해 주시면 반드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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