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와 매니지먼트의 아름다운 동행
전 국민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골프 선수들은 좋은 매니지먼트를 만날 경우 더 넓은 세상으로 날아오르기도 한다. 국내외 스타 플레이어들과 동행하는 세마스포츠마케팅 홍미영 부사장, 갤럭시아SM 구철 이사를 만나 선수와 매니지먼트의 동행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에는 다양한 매니지먼트 회사가 있지만 세마는 골프 유망주 육성보다 성적이 좋은 선수와 우선적으로 계약을 한다. 홍 부사장은 “성적을 관리하는 것은 선수의 몫이다. 매니지먼트는 선수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한편 선수 스타성을 끌어올리며, 선수 생명이 끝난 이후에도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톱 플레이어들과 장기간 계약을 유지하는 비결은 두터운 신뢰에 기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와 수없이 많은 갈등을 겪어온 20년 차 부부가 가지는 신뢰의 두께가 다르듯 선수와 매니지먼트도 부부관계와 흡사하다”고 말했다. 어떤 선수와도 언젠간 삐걱거림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한 갈등을 겪었느냐 아니냐에 따라 신뢰의 두께는 다르기에 이를 진지하고 슬기롭게 해소하면 선수들과 계약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게 된다고 밝혔다. 신뢰를 기반으로 선수와 건강한 동행을 꿈꾸는 홍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을 공개한다.
Q 좋은 선수를 알아보는 노하우가 있나? ‘좋은 선수’를 정의하기는 참 어렵다. 스포츠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일차적으로 실력이 좋고 늘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기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선수가 호감가는 외모까지 갖추어 팬덤을 형성하면 마케팅적인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감하겠지만 이런 선수와 계약하기 위해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한 선수를 두고 매니지먼트사들이 한꺼번에 몰려 들기도 한다. 그 선수에게 비전을 보여준 후 최종적으로 우리를 선택했을 때의 쾌감, 그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Q 톱 플레이어들과 장기간 계약을 유지하는 비결은? 선수 생명이 끝난 이후의 비전도 제시해주는 것이 비결이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 만난 선수들은 자신이 뭘 잘하는지, 재능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른다. 선수는 퀄리티가 좋은 ‘원재료’에 해당한다. 그 재료가 덩어리째로 있을 때와 갈았을 때, 조각냈을 때의 결과는 모두 다르다. 그 재료의 잠재된 맛을 끌어내는 ‘조리도구’가 바로 매니지먼트다. 무딘 칼과 날카로운 칼의 퍼포먼스 차이가 있듯이 좋은 재료는 좋은 조리도구를 만났을 때 시너지가 난다. 자신의 재능을 모르는 선수들을 만나 잘 버무리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 선수들이 오랫동안 믿고 따라주는 것 같다.
Q 선수와 매니지먼트(매니저)의 관계를 정의하면? 연인이나 부부관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처음 연애를 할 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확 달아오르고 어쩔 줄 몰라 한다. 대형 스타가 매니저의 말을 의지하고 들어주면 매니저 입장에선 정말 불꽃이 터지는 것처럼 뜨거워진다. 그런데 선수 일정이 루틴하게 돌아가다 보니 그 뜨거웠던 감정이 점차 희석되기 시작한다. 서운한 감정이 생기고, 관심이 떨어지고, 본의 아니게 말 실수를 하는 등 조심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Q 부부관계와 비슷하다는 점이 신선하다. 선수와 매니지먼트 사이에도 삐걱거림은 반드시 생길 수밖에 없다. 신혼부부에 비해 20년 차 부부는 이런 갈등을 겪고 단단해져 두터운 신뢰가 쌓이기 마련이다. 결국 매니저와 선수 관계는 남녀관계와 비슷하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선수는 매번 새로운 매니지먼트와 계약하는 자체가 재미있을 수 있겠지만, 신뢰를 기반으로 한 계약 관계의 시너지는 따라오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짚어준다면? 선수 측에서 매니지먼트의 역할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차를 운전해주고 짐을 들어주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그렇다. 소위 연예인의 로드매니저 정도로 보는 것이다. 매니지먼트 인력은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하고 관련 업무를 많이 준비한 인재들이다. 좋은선수를 스폰서십하고, 멘털 코치를 연결해 기량을 끌어올리고, 앞으로의 미래를 같이 그려 나가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데 고작 운전 잘하고 무거운 짐만 잘 들어주는 사람이란 인식…. 이건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선수에게 있어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Q ‘부사장 홍미영’의 목표는? 업계 16년 차이다 보니 초심을 잃을 때가 됐다(웃음). 시작했을 때의 열정을 매년 힘들게 지켜내려 노력 중이다. 제2의 홍미영을 키우고 싶다. 가능성이 보이는 직원에게 일을 알려주고 진짜 에이전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후배를 양성하고자 한다. 그리고 선수의 미래에 도움 되는 일을 하면 좋겠다. 선수가 은퇴 이후에도 평생 가져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주고 싶다. 문화나 예술 분야는 IP 사업이 잘돼 있다. 스포츠 선수에 관해선 IP가 남는 게 없다. 과거 박성현의 애칭 ‘NDL(남달라)’를 이용해 엠블럼을 만들어 의류나 골프코스에 접목한 적이 있다. 그 시도가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이 사례처럼 계속해서 선수가 가져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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