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면 빨리, 내리면 소폭” 금융당국, 은행 대출금리 조정속도 정비
은행별 가산금리 산출 체계 점검
상생금융 확대 시 인센티브 제공 검토
금융 당국이 은행권 대출금리 조정 속도의 일관성을 정비한다. 금리 인상기에는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나, 금리 인하기에는 대출금리 하락 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조정·변동의 일관성을 위해 당국은 은행별로 대출의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를 비교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당국은 또한 시장금리 변동의 부담이 차주에게 전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 변화가 크지 않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되는 대출 상품 마련도 추진한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전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7차 실무작업반’을 개최하고 은행권 금리산정체계 정비 방향과 은행권 상생금융 현황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는 금리 인상·인하기에 은행권의 대출금리 조정 속도가 일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논의했다. 기준금리 상향 시 대출금리는 빠르게 인상되는 반면, 기준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가 내리는 속도와 폭이 느리고 작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개정한 ‘대출금리 모범규준’에 따라 올해부터 시행하는 은행별 자체 금리산정 점검 시 대출금리 조정·변동의 일관성과 합리성을 주요 항목으로 관리·점검토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은행의 자체 점검에도 문제가 발견된다면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가 공동으로 은행별 점검결과를 비교·분석하는 방안도 살펴봤다.
아울러 당국은 금리 인상·인하기에 은행이 취급하는 대출의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를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공시항목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논의했다.
금융 당국은 시장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우 금리 변동의 부담이 대부분 차주에게 돌아가는 문제를 막기 위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하는 신용대출 상품 개발·취급 확대도 추진한다. 신용대출의 경우 약 85% 이상이 대출 기준금리로 은행채·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시장금리를 활용하고 있어 2021년 6월부터 작년 11월 사이의 기간 동안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가 약 410bp(1bp=0.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도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변동성이 작은 신잔액 코픽스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는 것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금융 당국은 가산금리를 산출함에 있어 합리적인 사유 없이 은행별로 편차가 크거나 적정수준보다 과도하게 계상되는 부분이 있는지를 은행권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필요 시에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원칙적으로 가격의 산정에 있어서 기업의 자율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은행 역시 금융상품의 가격인 금리산정에 있어서 은행의 자율성이 존중돼야 한다”라면서도 “여타 기업과 달리 은행은 국민의 경제생활과 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고 공공적 측면도 충분히 고려돼야 하며 독과점 이슈도 있을 수 있는 만큼, 금리산정이 국민과 금융시장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투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금융 당국은 은행권의 상생금융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우수사례를 선정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은행 자체적으로 상생금융 관련 안내를 강화하고, 은행권 내 상생금융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모범사례 공유·확산 등을 추진하는 방안과 취약계층 등 금융소비자 중심의 다양한 맞춤형 상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이 논의 주제로 올랐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권 상생금융 노력이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분담·완화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은행권 스스로 지속 가능한 상생금융 문화를 확산시켜나가야 한다”라며 “은행 내부의 상생금융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체계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상생금융 노력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보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생금융 상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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