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찰 무료입장 "좋아요"…요금 징수 사찰선 실랑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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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보문사 매표소.
보문사 요금 징수원은 "오늘 방문객 10명 중 7명은 무료입장이 아니냐고 물어본 것 같다"며 "계속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고는 있지만 화를 내는 분도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보문사 관계자 역시 "사찰 입장에서도 방문객들의 민원에 시달리지 않고 지원을 받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며 "시도유형문화재만 보유하고 있더라도 국가와 시·군이 나눠서 지원하는 등 다른 방안이 있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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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송승윤 기자 = "무료입장이라던데, 잘못 알고 왔나요?"
4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보문사 매표소.
방문객들은 절 안에 들어가려면 성인 기준으로 입장료 2천원을 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은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거나 관리하며 '관람료'를 받아온 전국 65개 사찰이 무료입장으로 전환한 첫날이다.
민간 단체가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를 감면하는 경우 그 비용을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문화재보호법이 이날 시행된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보문사는 시·도지정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인 탓에 감면 비용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입장료를 계속 받았다. 635년에 창건된 보문사는 인천시 유형문화재인 보문사 석실, 마애관세음보살 등을 보유해 관리하고 있다.
문화재 관람료를 계속 징수하는 곳은 강화 석모도 보문사를 비롯해 충남 부여 고란사, 경남 남해 보리암, 전북 무주 백련사, 경북 영주 희방사 등 5곳이다.
보문사를 찾은 방문객 중 일부는 입구를 그냥 통과하려다가 표를 끊어야 한다는 안내원의 말에 "오늘부터 무료 아니냐"고 따지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보문사 요금 징수원은 "오늘 방문객 10명 중 7명은 무료입장이 아니냐고 물어본 것 같다"며 "계속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고는 있지만 화를 내는 분도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날 보문사를 찾은 배성철(70)씨는 "대부분의 사찰이 관람료 징수를 하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찾아왔다"면서도 "하지만 이곳은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를 들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보문사 관계자 역시 "사찰 입장에서도 방문객들의 민원에 시달리지 않고 지원을 받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며 "시도유형문화재만 보유하고 있더라도 국가와 시·군이 나눠서 지원하는 등 다른 방안이 있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강화군 길상면의 전등사에서는 문화재 관람료 4천원을 내지 않고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되자 평일임에도 방문객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김포에 사는 고명숙(57)씨는 "원래 가족끼리만 와도 입장료로만 만원이 훌쩍 넘었는데 무료로 바뀌어서 사람들이 더 많이 올 것 같다"면서 "무료로 바뀐 다른 사찰들도 앞으로 많이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근 상인들도 무료입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전모(56)씨는 "아무래도 방문객이 늘면 사찰 방문 후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지 않겠느냐"면서 "인근 상인들 모두 이번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고 기뻐했다.
전등사 관계자는 "첫날이지만 무료입장 소식을 듣고 평소 평일보다 사람이 훨씬 더 많이 찾아온 것 같다"면서 "평소 돈을 내야 해서 잘 찾지 않던 동네 어르신들도 산책 겸 많이 방문해주신다"고 설명했다.
전등사에는 '대웅전'과 '대웅전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약사전', '범종' 등 총 7개의 국가지정문화재가 있다. 전등사는 381년에 창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kaav@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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