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입장 좋아요"…설악산 관광객, 문화재 관람료 면제 '환영'

"무료입장하니 체증이 가신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오늘(4일) 국립공원 설악산을 찾은 관광객들은 모두가 하나 같이 국가 지정 문화재 보유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면제 조처를 반겼습니다.

문화재 관람료 면제 첫날인 이날 설악산 소공원 입구의 신흥사 매표소 주변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입장객이 몰리는 주말과 휴일이 아닌 평일 오전이어서 한산한 면도 없지 않지만, 평소 표를 사려고 10여 명 이상 줄을 서 기다리던 모습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상당수 관광객이 문화재 관람료 면제 소식을 이미 알고 있었던 데다가 일주문과 매표소, 검표소 입구에 무료입장을 알리는 현수막과 표지판이 설치돼 있어 이를 본 관광객들은 대부분 매표소와 검표소를 지나쳐서 자유롭게 입장했습니다.

간혹 매표소 입구에서 두리번거리는 관광객이 있기는 했지만 이내 표지판을 보고 공원 게이트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무료입장을 알리는 표지판과 현수막을 촬영하거나 표지판과 현수막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관광객도 간혹 눈에 띄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공원을 찾은 김명숙(45·경기도) 씨는 "지난달 왔을 때는 돈을 내고 입장했는데 오늘은 무료여서 그냥 입장했다"며 "4천500원이라도 안 내고 입장하니 기분은 좋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온 이 모(36·양양군) 씨도 "사찰 방문 없이 설악산을 찾을 때마다 관람료를 내 체증처럼 답답한 마음이 있었는데 면제됐다니 속 시원하다"며 "오늘은 관람료 면제로 1만 원가량을 아꼈다"며 기분 좋아했습니다.

태국 관광객 20여 명을 인솔해온 한 가이드는 "오늘부터 문화재 관람료가 면제된다는 것을 깜박 잊고 매표하려다가 매표소 유리창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 관광객들을 그냥 입장시켰다"며 "매표에 신경을 안 써도 돼 좋다"고 말했습니다.

관람료 면제에도 이날 매표소와 검표소에는 평소와 같이 직원들이 나와 조계종에서 배포한 안내문을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고 무료입장을 안내했습니다.

한 직원은 "관람료 면제로 매표와 검표가 사라져 그동안 해당 업무를 맡아온 직원들은 어수선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찰 관계자는 "문화재 관람료 면제로 더 많은 사람이 사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을 위한 편의 제공과 문화재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립공원설악산은 공원 입장료는 예전에 폐지됐으나 공원 내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 본사 신흥사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는 그동안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민간단체가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를 감면하는 경우 그 비용을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문화재보호법이 이날 시행된 오늘부터 문화재 관람료가 면제됐습니다.

강원도 내에서 문화재 관람료가 면제된 사찰은 설악산 신흥사를 비롯해 월정사와 백담사, 낙산사, 삼화사, 구룡사, 청평사 등 7곳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조제행 기자jdono@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