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정부 이송…"거부권 행사 촉구" vs "약속 지켜야"

백영미 기자 2023. 5. 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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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의협·시도의사회·의료연대 등 4일 '긴급 간담회'
간협 "대통령 공약 아니다" 반박 동영상 공개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간호법 등 의료현안 논의를 위한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16개 시도의사회장,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의학회, 대한의사협회 상임이사, 13개 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 대표자 등이 참석했다. 2023.05.0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이 4일 정부로 이송됨에 따라 대통령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가 결정되는 국무회의를 눈 앞에 둔 의사·간호조무사 등 보건의료단체들과 간호사들의 신경전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상임이사, 16개 시도의사회장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의학회,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13개 단체장들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4층 대회의실에서 '긴급 의료현안 논의 간담회'를 열었다.

의협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는 이필수 의협 회장을 비롯해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이광래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각 시도의사회장, 대의원회 운영위원,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오는 9일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앞두고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는 보건의료단체들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이끌어 내는 데 초점을 맞췄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의료연대 관계자는 "국민 여론을 환기해서 대통령이 우리한테 좋은 쪽으로 판단을 해주시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간호조무사 등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는 보건의료단체들은 대통령이 오는 9일 또는 16일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통령은 간호법을 이송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 공포하거나 이의가 있으면 이의서를 첨부해 국회로 되돌려 보내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13개 보건의료단체는 "직역 간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협은 '지역사회'라는 문구가 들어간 현재의 간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개정을 거쳐 간호사가 장기적으로 단독 개원을 시도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법상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자격이 '특성화고 간호 관련 학과 졸업자', '학원의 간호조무사 교습과정 이수자'로 규정돼 있어 학력을 제한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응시자격을 '특성화고 간호 관련학과 졸업 이상'으로 바꾸어 전문대를 졸업한 후 학원을 굳이 다니지 않아도 간호조무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시스]대한간호협회가 공개한 국민의힘 간호법 제정 약속 동영상. (사진= 대한간호협회 제공) 2023.05.04. photo@newsis.com.


앞서 이날 대한간호협회(간협)는 국민의힘이 지난 3일 논평을 통해 '간호법 제정은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정면 반박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공개했다.

간협은 이날 협회 공식 유튜브에 ‘국민의힘이 약속한 간호법 제정’이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국민의힘이 대선과 총선에서 간호법 제정을 약속한 내용의 영상과 간호법 발의에 동참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46명의 이름을 함께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강기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국민의힘 의원)는 “의료법 안에서는 (간호사의) 능동적인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1월 간호법 제정 총궐기대회에 참석해 “간호사의 헌신과 희생을 잘 알고 있다”며 “간호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월 간호협회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간호협회의 (간호법) 숙원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로 오게 되면 공정과 상식에 맞게 합당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간협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간호법 제정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간협은 "대통령이 후보 시절 온라인 공약플랫폼인 대선공약위키에 간호법 제정을 포함시켰다"면서 "간호법은 국민의 보편적 건강권과 사회적 돌봄의 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협은 간호법상 '지역사회' 문구를 기반으로 간호사가 단독 개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간협은 "현재 간호법으로는 간호사의 독립적인 진료가 불가능하고 현행 의료법에도 저촉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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