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공부는 자기 돈으로’…‘단타’ 도서신청에 공공도서관 불매선언

강재구 2023. 5. 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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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도서관이 회원들이 구비를 요청하는 도서 중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재테크 관련 서적 구매를 잠정 중단한다.

도서관은 "최근 2년간 새로 구입하는 사회과학 도서 중 경제학 비중이 54%를 넘고, 그중 금융도서 비중이 35%에 이르고 있어 장서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계획 대비 희망 예산의 절반을 초과 집행한 현재, 주제별 장서 균형을 위해 5월부터 '시세차익형 재테크(주식·부동산·가상화폐 등)' 도서 구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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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도서관이 회원들이 구비를 요청하는 도서 중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재테크 관련 서적 구매를 잠정 중단한다. 도서관은 지난 몇해 동안 회원들의 요구로 재테크 서적 비중이 높아진 상황이라 장서 불균형이 심화하는 걸 막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서울 동작도서관은 지난달 28일 누리집에 ‘재테크 희망도서 잠정 구입 중단’이라는 공지를 올렸다. 도서관은 “최근 2년간 새로 구입하는 사회과학 도서 중 경제학 비중이 54%를 넘고, 그중 금융도서 비중이 35%에 이르고 있어 장서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계획 대비 희망 예산의 절반을 초과 집행한 현재, 주제별 장서 균형을 위해 5월부터 ‘시세차익형 재테크(주식·부동산·가상화폐 등)’ 도서 구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도서관의 희망도서 관련 규정을 보면, 희망도서 서적 구매 예산 50% 소진 시점이 됐을 때 계획 대비 예산이 초과 집행된 경우 자료의 사회적 가치를 고려해 선별 구매할 수 있다. 동작도서관은 매주 회원들이 도서 비치를 희망하는 책(희망도서) 목록을 모아 도서 구매를 진행한다.

서울 동작도서관이 지난달 28일 도서관 누리집에 올린 공지글. 누리집 갈무리

재테크 관련 서적 비중이 높아진 건 몇해 전부터 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동작도서관 관계자는 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년 전 집값이 크게 오르고 사람들이 재테크 관심도 많아지면서 회원들이 (희망도서로 재테크 관련 서적을) 많이 신청하기 시작했다”며 “올해의 경우 희망도서로도 이미 (재테크 도서) 신청이 많아 도서관이 자체적으로 재테크 서적을 구비하지 않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2017년 동작도서관의 사회과학 도서 중 경제학 서적 비중은 42%이고 이중 금융도서 비중은 14%였는데, 5~6년 사이 경제학 서적 내 금융도서 비중(35%)이 2.5배 늘어난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공공성 측면에서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확보해 둬야 하는데 (재테크 도서 요청이 많아 도서 다양성이) 허물어져서 이를 조정하기 위한 노력에 나선 것”이라며 “재테크 도서 중 대출이 많이 이뤄지는 경우는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한번 대출되고 추가 대출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재테크 도서 구매를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도서관들은 동작도서관만이 아니다. 서울 노원평생학습관도 지난해 2월 희망도서 선정 제외기준을 변경해 주식·부동산·파생상품 등 재테크 및 투기 관련 도서는 1회당 1권만 신청 가능하며, 2권 이상 신청 시 한권을 제외한 나머지 책은 선정에서 제외한다. 경기도 평택시 서정 작은도서관도 지난해 2월 “희망도서의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재테크, 부동산, 주식 등 경제 서적은 도서관 소장 비율 및 장서 구성 비율에 따라 선정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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