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20만 대박' 소녀팬 구단 버스 초대한 박건우 "이런 이벤트 계속 하면 어떨까요" [인터뷰]

양정웅 기자 2023. 5. 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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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NC 박건우(왼쪽)가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이 끝난 후 어린이 팬과 구단 버스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예람 씨 제공
야구 실력만 좋은 줄 알았더니 마음도 부자였다. NC 다이노스의 중심타자 박건우(33)가 따뜻한 미담을 제조했다.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와 한화의 경기가 끝난 후 여성 팬 김예람 씨는 교회 학생인 소녀 수아와 함께 NC 버스 앞에 서 있었다. 선수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사인을 받고자 했던 박건우는 반대쪽부터 해준 뒤 버스로 들어갔다.

여러 팬들이 남아 있자 박건우는 버스에서 다시 나와 팬 서비스를 해줬지만 곧 돌아갔고, 김씨는 "그냥 가자"고 말했다. 김씨의 SNS에 따르면 그때 버스 문이 열린 틈으로 박건우가 보이자 수아는 매우 좋아했고, 박건우와 눈이 마주쳤다고 한다. 김씨가 "사인을 부탁드린다"고 말하자 박건우는 버스로 올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수아를 버스에서 만난 박건우는 응원봉에 사인을 해주고 같이 사진도 찍으며 추억을 안겨줬고, 간식도 잔뜩 챙겨주며 보냈다. 수아는 다른 과자는 모두 동생들에게 양보했지만, 박건우가 준 소시지는 간직했다고 한다. 김씨는 SNS에서 "나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는데, 아이는 얼마나 더 소중한 추억이 됐을지 가늠이 안 돼서 더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 사연은 경기 종료 후 트위터에 올라왔고, 20만 회(4일 오후 3시 현재 19만 7000여 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김씨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이가 유소년 야구단으로 활동할 정도로 박건우 선수를 너무 좋아하는데,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NC 박건우가 김예람 씨가 보낸 메시지를 읽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박건우는 "내가 제일 선배도 아니고, (버스가) 선수들에게는 편안한 공간이다 보니 막 부를 수 없었는데 옆 사람들에게 '한 번 불러도 되냐' 얘기하고 아이를 불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화제가 돼서) 민망하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은 박건우는 "저도 어릴 때 야구를 너무 좋아했는데, '선수 라커룸은 어떻게 생겼을까', '버스는 어떻게 생겼을까', '그 많은 선수들은 뭘 하고 있을까' 이런 게 궁금하지 않나. 그래서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니까 한 번 해주면 좋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고 나서 생각해보니 선수들의 양해를 구해 이런 이벤트를 더 해보는 것도 어떨까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박건우는 버스에 함께 탔던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이 '뭐야' 이럴 줄 알았는데 '안녕~' 하면서 다 반겨줬다. 그러니 그 아이도 정말 좋아했다. 나였어도 좋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내가 살짝 감동받았다. 그래서 이런 걸 하면 좋겠다고 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NC 박건우(오른쪽)가 경기 종료 후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그러면서 박건우는 어린 시절 본인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어릴 때 아버지와 야구장을 갔는데 파울 타구가 나왔다. 그라운드에 떨어진 그 볼을 가득염(54·당시 롯데 선수) 코치님이 잡아 (관중석의) 아버지에게 줬다. 그 공을 저한테 주는데 아버지가 멋있어 보였다"고 했다. 이후 두산에서 선수와 코치로 만난 가득염 코치는 "기억해줘서 고맙다"고 박건우에게 말했다고 한다. 또한 과거 해태 포수였던 장채근(60) 현 홍익대 야구부 감독이 그를 잠실야구장 더그아웃에 데려갔던 기억도 떠올렸다.

다른 선수들의 뛰어난 팬 서비스를 언급하던 박건우는 "어릴 때는 솔직히 야구하기 바쁘고 그랬는데, 이제 조금씩 나이가 들고 보니 팬 서비스를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원래 얘는 팬 서비스가 이렇지 않았는데'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겠지만 지금이라도 그렇게 해서 팬들이 좋아할 수 있다면 이런 걸 더 해서 널리 알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기사가 나오니 알려진 거지 그런 의도로 한 건 아니었다"며 민망해하던 박건우. 그러나 팬 서비스에 대한 그의 마음만큼은 진심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NC 박건우(왼쪽)가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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