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지휘관, ‘핵미사일 최대 24발’ 美핵잠 처음 함께 탔다

노석조 기자 2023. 5. 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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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 G7 맞춰 한반도 전개”
한국 해군 잠수함사령관 이수열 소장과 미 7잠수함전단장 릭 시프 준장이 지난달 18일 괌기지에서 작전 중인 미 전략 핵잠수함 '메인함'에 승함했다. /미 국방부

한미일 잠수함 지휘관이 지난달 18일 태평양 괌 기지에서 작전 중인 미 오하이오 급(級) 전략핵잠수함인 SSBN 741 ‘메인(Maine)’함에 공동 승함한 사실이 4일 뒤늦게 확인됐다. 우리 군 잠수함 지휘관이 작전 중인 미 SSBN에 승함한 것은 처음이다. 한미일 3국 지휘관의 공동 승함 역시 처음이다.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서 ‘핵우산(확장 억제)’ 강화 주요 방안으로 제시돼 이르면 이달 19~21일 주요 7국(G7) 정상회의에 맞춰 한반도에 전개될 첫 전략 핵잠수함의 주인공이 ‘메인함’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미일 잠수함 지휘관들이 지난달 18일 괌 기지 미 전략 핵잠수함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미 국방부

미 국방부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에 따르면, 한국 해군 잠수함사령관 이수열 소장과 미 7잠수함전단장 릭 시프 준장, 일본 해상자위대 잠수함함대사령관 타와라 타테키 중장은 지난달 18일 괌 미군 기지에서 ‘메인함’에 함께 승함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한미 정상회담이 백악관에서 개최되기 8일 전이다. 정상회담에서 미 전략 핵잠수함을 정기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와 관련된 군사 활동이 물밑에서 진행돼온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시프 준장은 “이번 승함은 한국 및 일본과의 특별한 관계와 각 동맹에 대한 우리의 철통 같은 약속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 전략 핵잠수함은 미국 핵 억제력의 매우 효율적이고 안정적이며 결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전략 핵잠수함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핵 3축 가운데 가장 은밀한 자산으로 꼽힌다. 핵심 전략자산에 우리 군 지휘관과 함께 일측까지 공동 승함토록 한 것은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한미일 3국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김정은, 잠수함 탄도미사일 시험 참관 -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인근 동해상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KN-11’(북한명 북극성)을 신포급(2000t급) 잠수함에서 쏘아 올린 뒤 공중에서 점화시키는 시험을 실시하는 장면. 작은 사진은 ‘북극성’ 발사 시험을 참관한 김정은. /노동신문

우리 군 관계자는 “우리 해군의 이번 괌 기지 방문은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 능력 현장 확인, 잠수함부대 지휘관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미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확고한 안보 공약과 능력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미군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전날인 지난달 26일 ‘메인함’이 보급을 위해 태평양 괌 기지에 입항한 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SSBN은 SSN(공격핵추진잠수함)과 함께 한반도 인근에 출동하는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으로, SSBN의 위치가 공개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오하이오급 SSBN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저위력 전술핵탄두 ‘W76-2′가 탑재된다. 사거리 1만2000㎞ 이상의 SLBM인 ‘트라이던트-Ⅱ D5′에 W76-2가 장착된다. W76-2는 기존 W76(90kt)을 5~7kt 수준으로 줄인 저위력 핵탄두다.

앞서 메인함은 2020년 2월 W76-2가 탑재된 트라이던트-Ⅱ D5를 시험 발사한 바 있다. 트라이던트-Ⅱ D5는 1발만으로도 김정은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1호 청사 일대를 초토화할 위력을 갖고 있다. 오하이오급에는 최대 24발의 트라이던트 미사일이 장착 가능하다.

美전략핵잠에는 24개의 발사관이… - 트라이던트Ⅱ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24기를 탑재한 미 오하이오급 전략 핵잠수함의 수직 발사관이 개방된 모습. /미 해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는 확장억제력의 정례적 가시성 증대를 위한 수단으로 ‘전략 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이 명시됐다.

미측은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맞춰 전략 핵잠수함을 ‘핵무장(nuclear-armed)’ 상태로 부산 기지 등 한국 항구에 기항시킬 계획을 한국 당국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전략 핵잠수함이 한반도를 찾는 것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 잠수함 이후 42년여 만이다.

오하이오급은 길이 170m, 폭 12.8m, 수중 배수량 1만8750t(톤)으로 미 잠수함 중 가장 크다. 미국은 오하이오급 14척을 이용해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핵 억지 작전을 하고 있고, 이 중 8척을 태평양에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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