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재미있어요" 레전드 놀라게 한 19세 특급루키…'제2의 이정후' 별명 아깝지 않다 [광주피플]

[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야구를 참 즐겁게 하는 선수다(김태형 해설위원)." "프로가 재미있대요(이순철 해설위원)."

프로 무대를 즐긴다. 하늘 같은 선배들은 물론 코치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면모가 있다. 자유분방한 타격폼만큼이나 생각도 자유롭다.

롯데 자이언츠의 '특급루키' 김민석(19) 이야기다.

데뷔 시즌을 치르는 신인 야수가 첫 시즌 전부터 질롱코리아를 다녀오는 등 주목을 끌었다. 개막 엔트리부터 1군에 포함돼 자신의 가치를 뽐내고 있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부모의 마음으로 그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박흥식 수석코치는 언뜻 엉성해보이는 김민석의 타격폼을 교정해볼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아직 신인인데다, 고교 시절 5할 타율를 기록한 재능과 자신만의 노하우를 믿어보기로 했다. 프로 첫 시즌은 마음껏 뛰놀 수 있게 배려한 것.

그랬더니 하루하루 발전 속도가 남다르다. 타율이 1할대로 주저앉아도 주눅들지 않는다. 연습 때면 누구보다 기운차게 배트를 돌렸다. 땅볼이나 뜬공을 쳐도, 삼진을 당해도 흔들리지 않았다. 순간의 아쉬움을 잊지 않고 다음 스텝을 위한 도약의 무대로 삼는다.

고교 시절 선배 이정후가 건넸던 조언을 떠올려 실전에 적용하기도 한다. 김민석은 "몸쪽 공을 치는 법을 질문했더니, '그라운드 안쪽으로 치려고 애쓰지 말고 파울이 나와도 좋다는 느낌으로 빠르게 팔을 빼서 치라'고 하셨다. 실제로 그렇게 쳐보니 몸쪽 공 타격이 잘 되더라"고 했다. 2일 KIA 타이거즈전, 동갑내기 친구 윤영철의 몸쪽 낮은 공을 절묘하게 때려 적시타를 만든 순간이 그렇게 나왔다.

최근 5경기에서 8안타를 몰아치며 어느덧 타율을 2할4푼6리까지 끌어올렸다. 알토란 같은 장면장면이 가득하다. 선구안도 좋다. 공격 뿐 아니라 수비도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운동능력 뿐 아니라 순간적으로 타구를 따라가는 능력이나 낙구지점 포착을 통한 호수비도 간간히 나올 정도가 됐다.

부진한 다음날에도 기운찬 목소리로 "저는 지금 1군에서 보고 듣고 뛰고 배울 게 너무 많다"고 말하는 김민석. 김태형, 이순철 해설위원 같은 레전드들도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유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