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줄이고 수소경제 살리고'...통근차량, 수소버스로 변신

환경부-SK E&S-현대차, 전세버스조합
4일 수소 통근버스 전환 협약 체결

환경부와 에너지 기업, 자동차 제조업체, 전세버스 조합이 한데 힘을 모아 현재 경유 버스를 수소버스를 전환하기로 했다. 전국의 경유차 대부분이 전세버스로 활용되고 있어 전세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면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전망이다. 경유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대폭 감축하고 수소 경제 생태계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스 연료를 수소로 전환하면 자동차 완성 업체, 부품 업체, 수소 충전기 및 밸브 업체, 충전소 구축 등 다양한 관련 업종이 수혜를 입게 된다.

수소버스 모습. 지난달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부산 현장실사 때 이용한 차량. 현대자동차가 제작했다. 국제신문 DB

환경부는 4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SK E&S, 현대자동차, 전국전세버스조합과 ‘ESG선도기업 수소 통근버스 전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MOU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오성문 전국전세버스연합회 회장이 참석했다.

환경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2023년까지 250대, 26년까지 2000대(누적)의 기업 통근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소버스의 성능 보증기간을 확대하고 충분한 구매 보조금 확보도 추진한다.

또한 수소 통근버스 운전자가 어디서나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대규모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수소버스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 향상과 수요 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수소버스 공동 브랜드 발족 및 수소 버스 도입 운수사업자에 대한 ESG 경영 녹색금융을 제공 등을 통해 기업들의 자발적인 수소버스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수소버스 제조사인 현대자동차는 통근버스가 주로 사용하는 수소 고상버스를 충분히 생산·공급해 수소 통근버스를 전환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에 전환되는 수소버스는 유니버스형으로 지난달 출시됐으며 고속형 대형버스급에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친환경 차량으로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최대 635㎞다.

SK E&S는 수소버스의 연료인 액화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하고 충전 인프라를 제때에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말 인천 액화수소플랜트에서 연간 최대 3만ｔ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이 예정돼 있으며 글로벌 수소기업 플러그파워(Plug Power)와의 합작법인 ‘SK플러그하이버스’를 중심으로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수소 생산부터 유통, 소비까지 아우르는 국내 수소생태계 조성을 본격화한다.

고정된 노선을 장기 운행하는 통근버스의 경우 수소버스로 전환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 국내 전세버스(경유버스) 4만여 대 중 약 88.6%인 3만 5000여 대가 통근·통학용으로 운행 중이며 이를 수소버스로 교체하면 연간 220만 ｔ의 CO2를 감축할 수 있다. 또한 기존 경유·CNG버스 대비 소음과 진동이 적어 승차감이 좋고 수소 통근버스를 이용함으로써 임직원 스스로 탄소중립에 앞장서고 기업의 ESG경영에 동참할 수 있다. 수소버스의 충전속도는 10분 내외로 빠르고 1회 충전 시 가능 주행거리도 길어 장거리 운행에 유리하다. SK E&S가 공급 예정인 액화수소는 기체수소 대비 대용량 운송이 가능하고, 충전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포스코이앤씨가 통근용 고상 수소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여 운영 중이며 포스코는 향후 수소 통근버스를 전 그룹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SK 실트론, 삼성전자 등도 통근버스의 수소버스 전환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