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별 정당 현수막 개수 2개로 제한…지상 2ｍ 위로 달아야

행안부, ‘정당 현수막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오는 8일부터 시행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내 설치 금지

행정안전부는 ’정당현수막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을 오는 8일부터 시행한다. 조율 기자.

오는 8일부터 가로등이나 가로수에 걸리는 정당 현수막 개수는 2개로 제한된다.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 정당현수막 설치가 금지되고, 보행자가 줄에 걸리는 사고를 막기 위해 현수막은 2m 위로 달아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정당 현수막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을 오는 8일부터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은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내 설치 금지 △보행자 통행 및 차량 운전자 시야 방해 장소에는 2m 이상 설치 △교통 신호기·도로 표지 가림 금지 △가로등별 현수막 2개 이하 설치 △정당 외의 단체명, 일반 당원 이름이 표기된 현수막 설치 금지 등이다.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에서 정한 15일의 표시 기간을 경과한 현수막은 철거 대상이며, 표시된 기간을 임의로 수정해 연장한 경우도 인정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는 표시·설치방법을 위반한 정당 현수막에 대해 정당에 시정 요구 후 미이행 시 현수막을 철거할 수 있다. 더불어 정당 현수막을 설치할 때는 현수막 지정 게시대나 정치 현수막 우선 게시대에 설치할 것을 권고한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법 시행 이후 정당 현수막 관련 민원이 전국적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라며 "개정법이 시행되기 전 3개월 동안은 6415건, 법 시행 이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1만4000여 건의 민원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정당 현수막 설치 가이드라인 발표<YONHAP NO-3028>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무분별한 정당 현수막의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까지 정당 현수막에 대한 장소, 개수, 규격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6건이 발의된 바 있다. 가이드라인은 국회 발의 법안에 담긴 내용과 유사하다고 행안부는 밝혔다. 지난해 정당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정당 현수막에는 신고 절차 및 설치 장소 제한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옥외광고물법이 시행됐지만 전국적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하며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옥외광고물법 시행 이후 발생한 정당 현수막 안전사고 8건 중 6건은 낮게 설치된 현수막으로 인해 신체 일부가 걸리는 낙상 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차관은 "정당 현수막 설치·관리에 대한 이번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당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정당 활동의 자유와 쾌적한 생활환경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자체 등 관계 기관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