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산불, 고려인동포 자매의 코리안드림도 잿더미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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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잃었어요! 간신히 몸만 빠져나와 살아 있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합니다."
4·11 강릉산불로 가진 것을 다 잃은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동포 3세 자매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탈출이 조금만 늦었다면 자매도 화를 당했거나 크게 다쳤을 게 분명했을 정도로 그날 오전 상황은 매우 위험하고 긴박했다.
자매는 치료비 걱정을 덜었지만 앞으로 살아갈 일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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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화상 심한 언니 강릉아산병원에서 피부이식 수술, 치료비 전액 무료
직장 잃어 살 길 막막…우즈베키스탄 가족에게 돈 못 보내
산불 당일 현금 750만원과 여권 등 다 타버려
구사일생, 집주인은 사망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다 잃었어요! 간신히 몸만 빠져나와 살아 있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합니다."
4·11 강릉산불로 가진 것을 다 잃은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동포 3세 자매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4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쟈나 한(30)·율리아 한(27) 자매는 지난달 11일 산불 현장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자매는 이번 산불에서 유일하게 사망자가 나온 강릉시 안현동 집에서 30만원 월세로 살았다.
탈출이 조금만 늦었다면 자매도 화를 당했거나 크게 다쳤을 게 분명했을 정도로 그날 오전 상황은 매우 위험하고 긴박했다.
자매는 하필 그날이 쉬는 날이어서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잠을 자고 있었다.
2층에 사는 언니 쟈나는 이웃들의 탈출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에 잠이 깨 문을 열었더니 난생 처음 보는 산불에 놀람과 공포를 느꼈다.
언니는 1층의 동생 율리아에게 전화를 했고, 받지 않자 동생 집으로 뛰어내려가 문을 두드렸다.
동생도 탈출하던 이웃이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 당황한 상태였다.
반팔과 반바지 차림의 자매는 곧장 집을 뛰쳐나가 큰길로 뛰었다.
상황이 너무 급박해 제대로 된 옷을 챙겨 입지도 못했고, 갖고 있던 현금 750만원과 여권 등 중요한 여러 가지 것들도 챙길 수 없었다.
언니는 본능적으로 동생 오른쪽에서 왼팔로 동생의 어깨를 감싸며 뛰었다.
자매가 사는 집 뒤편은 온통 소나무로 빽빽한 숲이다.
이들이 탈출할 때 불길에 휩싸인 소나무숲은 오른쪽에 있었고 산불의 온도는 1200도까지 치솟았다.
언니는 오른쪽 다리와 팔에 2도 화상을 입었고, 동생은 태풍급 강풍을 타고 날아오는 불티에 얼굴과 오른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쟈나 한은 "너무 무서워서 정신없이 미친 듯이 뛰었어요. 다친 것도 몰랐고 아픈 줄도 몰랐어요. 큰길로 나와 큰 위험에서 벗어나게 되자 안심하게 됐고 동생을 부둥켜 안고 울었어요"라며 그날 일을 떠올렸다.
자매는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강릉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됐다.
부상 정도가 심한 언니는 4일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았다.
강릉아산병원은 자매의 부상이 완치될 때까지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자매는 치료비 걱정을 덜었지만 앞으로 살아갈 일이 걱정이다.
자매는 이번 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게 됐다.
동생 율리아 한은 "갖고 있던 돈을 모두 잃은 것도 슬프지만 당장 일을 못하게 돼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낼 수 없는 게 큰 걱정거리"라고 했다.
율리아의 딸(12)은 어머니가 돌보고 있다.
율리아는 "그날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엄마(48)와 어렵게 통화를 했다. 엄마와 나, 언니가 같이 펑펑 울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자매는 4년 전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향인 한국으로 와서 코리안 드림을 꿈꿨다.
강릉에 온 지는 2년정도 됐다. 남동생은 충남 온양에서 일하고 있다.
자매는 "주변에서 도와준 분들이 있었기에 강릉아산병원에서 무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고 임시 거처(호텔)에서 지낼 수 있게 됐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하고 싶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hoto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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