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못 가나”vs“日 극우 바라는 일”…野 의원 ‘독도방문’ 논란 (종합)

박기주 2023. 5. 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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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 민주당 의원 독도 방문 두고 갑론을박
전용기, 日 항의에…"100년 전 더러운 버릇 아직도"
하태경 “독도 이슈화, 日 극우에 놀아나는 꼴”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근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원들과 함께 독도를 방문한 후 일본 외교 당국이 반발하며 분쟁 요소가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야당 측에선 제주도나 다를 것 없는, 우리 영토인데 못 갈 것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여권에선 오히려 분쟁지역화(化) 할수록 일본 극우 세력이 원하는 일이 될 수 있다며 부적절한 행보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 의원은 앞서 지난 2일 민주당 청년위원회 및 대학생위원회 소속 당원들과 함께 독도를 방문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방문 사진과 함께 “독도가 우리 땅임을 더 힘차게 알릴 것이고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매우 유감이다. 사전 항의와 중지 요청에도 (정 의원의 독도) 상륙을 강행했다”며 항의의 뜻을 전하면서 논란이 됐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 (사진= 전 의원 SNS)
전용기 “우리가 제주도 가도 항의할 건가”

이 같은 논란에 전 의원은 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독도에 가는 건 제주도 가는 것처럼 여행가는 거라고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며 “우리가 우리 땅에 가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일본의 항의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항의하는지 나는 전혀 할 수가 없다. 우리가 제주도에 가도 이렇게 항의할 것이냐”며 “일본은 지속적으로 역사를 왜곡해 교육시키고 있고, 선량한 일본인들도 실제로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활동 등을 더 가열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100년 전에 보였던 침략의 더러운 버릇을 아직 못 버렸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함께 독도를 방문했던 당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불의를 참지 못하던 윤석열 대통령은 어디 갔나, 일본이 독도 망언을 연일 하는 이유는 굴욕외교의 결과”라며 “한일 정상회담에서 독도 문제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를 못 짚고 넘어가면 굴욕외교로 인식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독도는 역사적으로도, 국제법, 정치적으로도, 실효적으로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 대한민국 영토이고, 민주당 인사들의 독도 방문 자체도 이미 있어왔던 일”이라며 “오히려 놀라운 것은 이런 일본 측의 시비에 대해서 우리 정부나 여당의 단 한 사람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놀랍다. 기본은 하고 살자,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하태경 “독도 이슈화, 日 극우에 놀아나는 꼴”

하지만 이 같은 논리에 반론도 있다. 정치권 인사들의 독도 방문이 오히려 독도를 부각시켜 분쟁지역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본 극우가 바라는 게 뭐냐 하면 독도를 이슈화시키는 것이다. 한국·일본이 독도 가지고 싸운다는 걸 부각시키는 것(을 원한다)”이라며 “한국 국회의원이 또 공개적으로 갔으니까 일본 극우에서는 ‘우리 땅인데 쟤가 갔다. 우리 우리도 가자’며 일본 의원 중에 또 독도에 가겠다고 김포공항이나 이쪽으로 들어온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하 의원은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독도를 이슈화 안 시키는 게 국익인 것”이라며 “우리 당 의원들 중에서도 간 사람이 있는데 그건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어쨌든 독도를 이슈화시키는 것 자체는 일본 극우한테 놀아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독도에 못 갈 이유가 없다. 그렇지만 일본 극우는 그게 아니다. 이런 식으로 분쟁 지역이 돼 버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기시다 총리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외교적으로 중요한 사안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독도에 가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했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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