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사실 숨기려 공장에 불 지른 50대 구속

화재로 공장 전소 10억 피해 
회삿돈 2억 빼돌린 혐의도

지난달 2일 제주시 봉개동 소재 식품 가공 공장에 불을 낸 50대가 경찰에 붙잡혀 구속 송치됐다. 사진은 화재 당시 모습. 제주소방서 제공

2억 원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자신이 근무하는 공장에 불을 지른 50대 남성이 구속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식품가공 공장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직원인 50대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일 0시3분쯤 봉개동에 있는 한 식품 가공 공장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 불로 공장이 모두 불에 타 소방서 추산 10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공장 2층 직원 숙소에는 당직자 한 명이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공장 내 창고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범행 당시 A씨가 회사 차량을 타고 공장에 온 뒤 공장 창문을 통해 불씨를 던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또 A씨가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거래처로부터 받은 대금 약 2억 원을 지인 계좌로 빼돌려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횡령 사실을 감추기 위해 관련 자료가 있는 사무실 아래에 위치한 창고에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횡령한 돈을 생활비에 사용했다"고 인정했지만, 방화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제주=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